"넘칠 듯 따른 소맥 20잔으로 자주 새벽까지 달렸다." "유튜브 좀 그만 보랬더니, 버럭 화를 내더라."
일본 아사히신문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생활'을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전직 장관과 측근, 여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겁니다. 우선 외국 신문이 한국 대통령의 사사로운 일상을 훤히 들여다본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만합니다.
그러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우리 국민은 부끄럽습니다. 주변 관리라도 확실하게 해서 이런 말이 새 나가지 않게나 하든지요.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망신'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일 전 세계가 한국을 쳐다보는데, 무너진 국민의 자존감은 어떻게 회복하나요.
아사히신문 기사를 보시죠. 윤 대통령은 여당이 참패한 지난 4·10총선 전후 회식에서 '계엄령'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고 합니다. 이 말을 전한 전직 장관은 "윤 대통령이 스트레스가 너무 쌓인 끝에 하는 농담 정도로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즈음 술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을 20잔씩 마시곤 했다네요. 애주가라고 소문났지만, 엄청난 주량입니다. 이 전직 장관은 "보통은 소주와 맥주를 컵에 반 정도 따르는데, 윤 대통령은 잔이 넘칠 듯이 술을 가득 따랐다. 그렇게 해서 항상 20잔 정도를 마셨다"고 했습니다. 이런 술자리가 잦았던 것으로 넉넉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술자리는 종종 새벽까지 이어졌고, 이 때문에 대통령 전용 시설 경비를 담당하는 이들이 장시간 근무에 대해 푸념했다는 설명도 곁들여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술이 돌기 시작하면 주로 야당 쪽을 비판하다가 여당 정치인을 흉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방송에 심취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측근 중 한 명은 아사히신문에 "대통령이 자주 쓰는 '반국가 세력'이라는 단어는 정치인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며 극우 유튜버의 표현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고 보수 언론까지 등을 돌리자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방송을 '도피처'로 선택했다는 해석도 제기됐습니다. 윤 대통령 주변의 일부 인사가 "유튜브만 보지 말고 주요 언론의 논조에 관심을 기울여 여론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윤 대통령은 귀담아듣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고 아사히신문이 옮겨 썼습니다.
'유튜브에 마음을 빼앗긴 대통령'은 또 다른 외신에도 소개됐습니다. 얼마 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의 밀접한 관계는 널리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식에 수십 명의 극우 유튜버를 초청했으며 최근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한 극우 성향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NYT는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 윤 대통령 지지층은 주로 고령자와 개신교 신자들로 이뤄진 태극기 부대로 불린다"며 "이들은 미국과 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진보 정치인을 '친북'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윤 대통령 수호는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주의자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과 동의어로 여겨진다"고 분석했습니다.
NYT는 특히 "윤 대통령과 우익 유튜버들은 한국의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시 부정선거를 조사하기 위해 군인들을 중앙선관위에 투입했다"며 비상계엄의 배후 중 하나로 극우 유튜버를 에둘러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외신에도 탈탈 털렸습니다. 윤 대통령의 술버릇, 생활 습관, 사고방식이 작동하는 알고리즘까지.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