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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국의 할배 Nov 22. 2024

미국 이민에서 느끼는 것들(총기소유)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국민들에게 총기를 소유를 허용하는데 대부분의 나라는 극소수만이 소유하고 있지만, 2024년 현재 예멘은 인구 100명당 52.9명, 캐나다 34.7명, 독일 19.6명, 멕시코는 12.9명이 소지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120.5명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출처 구글 검색 https://worldpopulationreview.com/country-rankings/gun-ownership-by-country) 이에 반해 타이완과 인도네시아는 0.0명, 우리나라는 0.2명만이 소유하고 있어 거의 무기 청정국이라 할만합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은 인구 100명당 가장 많은 총기를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총기 소유 국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매일 총기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뉴스로 보도되는데, 작은 동네나 사망자가 없는 경우에는 뉴스에도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서 일 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총기에 의해 죽거나 다치는지 조사해 보니, 2023년에 총기 사고로 죽은 사람이 18,854명, 부상당한 사람이 36,338명이나 된다고 하는데 이는 매일 151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통계 결과입니다 (구글 검색 https://www.gunviolencearchive.org/).


그러면 매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데도 왜 총기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일까요? 미국에서도 대형 총기 사고가 날 때마다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고 떠들다가도 조금만 있으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한데, 이는 총기를 만드는 회사들의 로비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수정헌법 제2조에 무기 보유와 소지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총기 규제를 법으로 정한다 해도 범죄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불법으로 소유하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더 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애꿎은 선량한 사람만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총기 규제가 가장 심한 도시에서 가장 많은 총기 사고가 방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나라가 너무 넓어서 공권력이 도착하기 전에 사건이 종결되므로 스스로 방어해야 할 무기가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총기 소지 제한이 잘되지 않습니다.


총기 소유에 관한 법률은 각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제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의 총기 소유에 관한 법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우선 워싱턴주의 총기 소유에 필요한 합법적 나이는 21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권총을 다른 사람이 보이도록 가지고 다니는 것이 합법이며 자동차에도 총이 보이지 않게 가지고 다닐 수는 있지만 실탄을 장전하여 가지고 다니는 것은 불법입니다. 만약 권총을 몸에 숨겨 가지고 다니고 싶거나 자동차에 실탄이 장전된 총을 가지고 다니기를 원하면 주 정부에서 발행하는 면허증이 필요합니다. 총기 구매는 간단한 신분 조회만으로 가능하며 이는 집에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더 자주 총기 사건과 강도 및 도둑 사건이 뉴스를 장식하니 일반 시민들은 불안해합니다. 이런 총기 사고에 대한 뉴스를 들을 때마다, 저도 총기를 소유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일부 사람들은 "가족은 내 손으로 지키자"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총기 소유를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미국 내 총기 판매가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미국에 이민 와서 사는 동안 가장 안 좋은 것을 꼽으라면 무분별한 총기 소유에 따른 총기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뉴스에 매일 등장하는 내용이지만 현지에 살고 있으면 평소에는 크게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뉴스에 보도될 때마다 늘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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