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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을 하고 싶다면

by 미국의 할배

2025년이 된 지도 어느덧 한 달 반이 되었다. 지난 새해가 되어 첫 토요일 아침에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는데 식사 후 모녀가 옷을 사러 간다고 했다. 직장에 다니는 딸이 그동안에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들이 옷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서 자기도 아무 옷이나 입고 출근을 했는데 최근에 점점 옷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자기도 좀 신경을 써서 차려입고 싶은데, 입을 옷이 없어 옷을 사야겠다고 했고, 아내도 그동안 코스트코에서 파는 저렴한 옷을 입었는데 좀 맘에 드는 재킷을 사고 싶다고 했다.


특히 딸은 부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소비를 잘하지 않고 좀 더 많은 돈을 저축하려고 분가도 하지 않고 집에서 우리와 함께 살면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옷을 산다고 하니 좀 의외였다. 그래서 부자가 되고 싶으면 젊었을 때는 고생이 좀 되더라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 좋은데, 결혼하여 아이가 생기면 정말 저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 미국에서는 집 렌트비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정 지출 등이 많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같이 사는 동안에 종잣돈을 $100,000 정도 만들어 집 살 때 다운 페이를 하거나 금융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그동안 딸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옷을 사러 간다기에 어디에 돈을 먼저 쓰는 것이 좋고 어디에서 절약하는 것이 좋은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단순히 돈 모으는 것만을 생각한다면, 돈을 썼을 때 유지되는 시간이 긴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로 나누어서 유지되는 시간이 오래 지속되는 분야에서 절약하는 것보다 유지되는 시간이 짧은 곳에서 절약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먼저 한번 마련하면 유지되는 시간이 긴 곳에 소비하는 것인데 첫 번째가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집은 한번 마련하면 100년도 더 살 수 있으므로 먼저 구매하는 것이 앞으로 살 날이 많은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해야 되는 일이다. 그러니까 집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기거할 수 있는 거처를 만들기 전까지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하면서 검소하게 사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소비할 분야는 유지되는 시간이 비교적 긴 자동차를 사는 것이다. 자동차 없이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미국은 그럴 수 없으니 한번 사면 20년까지도 쓸 수 있는 자동차를 사는데 쓰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옷을 사는 것인데, 옷은 한번 사면 2년에서 10년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대비 유지되는 시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이 세 가지는 절약하며 한번 마련하면 그 유지되는 시간이 비교적 긴 편이므로 구매할 때 가격이 높고 낮음을 떠나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소비해야 되는 분야이다.


그다음으로 한번 소비하면 유지되는 시간이 비교적 짧아서 소비 대비 효율이 나쁜 분야인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식비다. 음식은 한번 먹으면 4시간에서 길어봐야 8시간 유지되므로 구태여 양이 적은 비싼 음식을 필요 이상 먹을 필요가 없다. 배만 고프지 않다면 4시간 유지되는 곳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것보다 적당히 먹으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돈도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유지되는 시간이 짧은 여행과 같은 감각의 만족을 위해서 쓰는 돈인데, 이는 지속 시간이 불과 수초에서 수분이 될 수도 있다. 눈과 귀에서 느끼는 감각의 시간은 찰나이지만 비용은 매우 비싸서 절약하고 저축하기에 좋은 분야이다. 물론 나중에 기억으로 만족감이 유지는 되겠지만, 실제로 유지되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이를 위하여 많은 돈을 지출한다면 돈을 모으기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이런 감각을 위해 쓰는 돈을 아끼기 위해 돈이 들지 않아도 되는 분야에서 감각의 만족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적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격 대비 유지되는 시간이 가장 짧은 마시고 피우는 것에서 절약하는 방법이다. 마시거나 피우는 것은 지속 시간이 불과 몇 분에서 길어야 한 시간이다. 그런데 커피와 같은 음료수, 술과 담배의 값은 지속되는 시간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고 건강에도 좋지 않아서 나중에 건강이 나빠져서 비용까지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돈을 절약하려면 반드시 이곳에서 해야 된다. 이 부분은 여행과 같이 한꺼번에 큰돈이 들지 않아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몇십 년 기간을 두고 생각한다면 큰돈이 되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돈을 모으기 어렵다.


이렇게 부자가 되려면 가격에 비해서 유지되는 시간이 짧은 곳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했더니 내가 옷을 사지 말라고 간접으로 강조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옷을 사러 가기 망설여진다고 했다. 그래서 옷은 가성비가 아닌 가유비(가격 대비 유지되는 비용)가 나쁘지 않으니 투자할 가치가 있으므로 맘에 맞는 옷을 사서 입으면서 마음의 행복감을 느끼며 생활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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