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사망

by 미국의 할배

어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핵 협상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미국과 이란이 추가 협상을 예고한 시점이었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작전과 결과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번 이란 핵시설 폭격 때도 협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전격적으로 작전이 진행되었고, 이번 역시 예상을 뒤엎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다만 지난 공습이 사람들이 잠든 새벽에 단행되었다면, 이번에는 사람들이 출근하는 오전 시간대에 이루어졌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미국은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에 이어,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합동으로 이란의 주요 시설과 군사기지를 공격해 최고지도자뿐 아니라 핵심 인물 다수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두고 국제법을 무시한 불법 행위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주권 국가의 지도자를 외부 군사력으로 제거하는 행위는 국제 질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30여 년 넘게 이란을 통치하며 여성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한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을 지속해 왔고, 최근 몇 달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강경 진압으로 많은 자국민들을 희생시킨 인물로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 개발을 포기하고 자국민에게 자유와 평화를 확대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그의 최후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뒤따른다.

그동안 이란은 막대한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증강해 왔으며, 일부 무장 단체에 대한 지원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온 나라다. 그런 배경 때문에, 아무리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력 강하고 정보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는 공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렇기에 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정보 작전 능력과 결과에 놀랐을 뿐 아니라. 이를 접한 많은 독재국가 지도자들이 두려움까지 느꼈으리라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국제법이라는 틀을 넘어선 무력 사용을 우려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독재와 인권 탄압을 방치하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가를 묻는다. 국제사회가 주권과 인권 사이에서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무겁다.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통해 국제법이 항상 힘에 의해 시험받는 현실을 보아 왔다. 국제 질서는 이상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힘의 균형 속에서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와 땅을 나누어 살고 있는 북한을 통해 국제법과 자율이 수많은 억압받는 사람들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결국 국제법과 질서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독재와 억압을 막지도 못한다. 즉 생존을 위해 힘이 필요하지만, 그 힘을 어디에 쓸 것인가는 더욱 중요하다. 힘을 독재를 지키고 국민을 억압하는데 쓰거나, 약소민족이나 국가를 괴롭히는 수단으로 사용할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사용될지는 국제사회와 각국 지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힘을 어디에 쓰는지 감시하고 그 편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며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작가의 이전글미국 이민에서 느끼는 것들(드라이브 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