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에스프레소 철학] "음식예술" 제 3 강
1) 맛은 체험이고 느낌이다.
미각적인 맛은 음식을 먹는 직접적인 체험에서 일어나는 주관적인 느낌이다. 음식은 우리의 입 안에서 씹어져야 하고, 삼켜져야 하며, 혀에서 그 풍미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쾌, 불쾌”의 주관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 맛의 체험은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것이다.
흄(D. Hume): “감각적 기질에서 보면, 똑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달고, 어떤 사람에게는 쓴 것이 될 수 있다.”(1)
2) 미적 취미 또한 실제적인 경험이 요구된다.
음식이나 음료의 미각적 성질과 마찬가지로 예술작품의 미적 성질 또한 실제적인 경험이 요구된다. 그림이나 음악과 같은 예술작품을 실제로 경험함으로써, 아름다움이나 추함의 주관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음식이나 음료와 마찬가지로 예술작품 또한 ‘아름답다’거나 ‘추하다’라는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평가를 하게 되고, 그것이 쾌락이나 고통의 반응으로 이어진다.
3) 맛(gouto, goût, Geschmack) 개념의 이중성
이런 개념들은 미각적인 맛을 의미하기도 하고 예술적 취미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각적인 맛을 아는 것과 예술작품의 아름다운 성질을 지각하는 것은 유사한 것이다.
볼테르(Voltaire) :“맛은 풍미를 위한 감각과 예술 애호 사이에서 쉽게 “전환”된다.”
흄(D. Hume) : “신체적 미각과 예술적 취미 사이에는 커다란 유사성이 있다.”
흄은 미각적인 맛과 예술적 취미 사이에 커다란 유사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것은 미각적인 맛을 예술적 취미로까지 확장시켜 적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각적인 맛은 미적이고 도덕적인 판단에 작용하는 정신적 취미로까지 확대된다.
1) 맛과 취미의 발생과 취미 판단
a. 샤프츠베리, 허치슨 :
맛은 사물들(음식) 자체에 존재하는 성질이다. 맛의 쾌락은 음식이 우리 안에 불러일으키는 효과다.
b. 흄 :
맛은 음식에 있는 성질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주관적 감정에서 발생한다. 흄은 맛의 의미를 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정의하고 있다. 그것은 혁명적 발상이다.
“단맛이나 쓴맛은 대상(음식)들 안에 있는 성질이 아니며, 전적으로 인간의 내적인 감정에 속한다. 그런 점은 아름다움과 추함이 단맛이나 쓴맛보다 더하다.”(2)
2) 취미의 표준에 따른 판단
맛과 취미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다른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맛과 취미를 즐기려고 하는 기질에서 매우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간은 음식이나 음료, 예술 작품 안에 있는 동일한 성질을 즐기려고 한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적 본성의 보편성 때문이다. 그래서 취미의 표준이 성립될 수 있고, 그런 표준에 기초한 판단이 가능하다. 그런 표준에 비추어 어떤 사람의 취미 판단은 다른 사람의 판단보다 더 낫다는 것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다.(3)
3) 취미의 표준은 어떻게 성립될 수 있는가?
흄은 취미 판단을 “공감” 개념과 결부시켜 설명한다. “공감”은 취미 판단의 일치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흄에게 공감은 개별적인 감정 판단을 보편 판단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 공감은 취미 판단 뿐만 아니라 도덕 판단에도 적용된다.
자연적인 감정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공감을 통한 반성과 교정을 통해서 그런 가변성과 편파성은 극복될 수 있다. 이런 공감을 통한 반성과 교정은 논증적 추론 능력이 아니라, 꾸준히 형성된 습관에서 나온다.
4) 취미의 표준은 왜 필요한가?
흄은 그의 논문 ≪취미의 표준에 관하여≫에서 취미의 표준을 탐구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취미의 표준을 모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것에 의해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들이 조정될 수 있으며, 적어도 하나의 감정을 승인하고, 다른 것을 비난하는 규칙이 모색될 수 있다”(4)
흄에게 이런 취미의 표준은 예술작품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뿐만 아니라, 음식의 풍미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특히 음식의 맛이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취미의 표준은 어떤 음식이 풍미가 있는지 없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1) 섬세한 취미란?
취미의 표준에 비추어 보면, 음식의 맛과 예술작품의 미묘한 뉘앙스를 잘 식별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흄은 이런 사람들을 “섬세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섬세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맛과 취미를 더 잘 즐길 수 있고 훌륭한 비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좋은 와인을 즐기는 사람은 그 와인의 성질을 확인하고 기술할 수 있으며, 가능하다면 그 와인의 생산 년도까지 맞출 수 있다.
그런데 흄에 의하면 섬세한 취미를 갖기 위해서는 훌륭한 “감수성”이 있어야 한다. 흥분 상태에 있는 사람은 그런 훌륭한 감수성을 갖기가 어려우며, 취미에 대한 식별력을 갖지 못한다.
2) 섬세한 취미의 특성
흄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Don Quixote)에서 산초 판차(Sancho Panza)의 친척들의 성격을 각색함으로써 그런 섬세한 취미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돈키호테와 산초의 친척들은 특별한 와인 시음 콘테스트에 참가하고 있었다.
산초의 친척들은 와인 통을 받아 한 모금씩 마셨다.
한 사람은 그 와인이 가죽의 미약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
다른 한 사람은 금속의 흔적을 지닌 오염을 발견했다.
그들과 함께한 친구들은 그런 섬세한 맛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와인의 특유한 맛 외에는 아무것도 맛볼 줄 몰랐다.
하지만 그 통에서 와인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따라내자 가죽끈이 묶여 있는
오래된 열쇠가 발견되었다. 그것은 그 통 속에 우연히 빠진 것이었다.
그래서 산초의 친척들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5)
1) David Hume, “of The Standard of Taste”, Essays Moral, Political, and Literary, editedby Eugene F. Miller(1987), Indianapolis: Liberty Fund.p.230.
2) Hume(1987), p.235.
3) Carolyn Korsmeyer(1999), Making Sense of Taste -Food and Philosophy, Cornell University Press, New York, p.51.
4) Hume(1987), p.229.
5) Hume(1987), pp.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