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대화칭구

거울속에서

by 오주현

잔혹하게 잘린 밑그림 볼 수 없어서 밖에 나가 구역질

을 하는 동안 해가 중천에 떠 오른다 걸신 들린 듯 구

역질을 하고 또 먹는다 살기 위해 몸에서 나온 탯줄을

내가 뱉은 분비물 범벅이 되어가며 먹고 또 핧는다 너

는 보고 있지 차 밑에서 고양이가 기어 나온다 아니다

비닐 봉지가 날라간 것 잘못 다행이다 타인을 보듯 가

죽입은 내가 서 있는지도 거울앞에선 남의 것이 된 무

뎌진 생소한 색깔과 소리 입을 닦는 광인의 얼굴 슥슥

닦는 거울 속에서 기어 나오는 내 것이 아닌듯한 얼굴

파편이 튀고 팝곤이 튀고 얼굴에 고양이가 나왔다미끄

러운 거울엔 털이 자라지않았고 수북해진 얼굴을 나는

쓰다듬는다 내 손이 아닌 듯한 손으로 늘어 만나는 감

감각없는 손이 거울을 닦는다 무표정한 얼굴로 기괴한

얼굴을 바닥 안에 갇힌 사람을 털부츠 신은 사람은 정

말 잘 흉내내고 있을까 누워있는 뺨에 대고 창백한 손

을 잡으며 사람말을 흉내내는 식물들 심각한 이인증을

앓고있어요 고양이에서 사람 털이 사라지는 손이 사라

지고 얼굴이 되는 그러고는 얼굴을 손에대고 비벼대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수인된 시간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