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인 비즈니스로
안녕하십니까. 솔로프리너 도전 중인, 싱가포르에서 온 7살 아이 엄마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온' 이라니, 어디로 왔나 - 하면 제주로 왔습니다.
뭣때문에 제주라니 - 라고 물으신다면, 저의 지난 '싱가폴 살면서 제주집을 고쳤습니다' 시리즈를 보시면 됩니다. 몇년 전의 저는 제주에 그야말로 꽃혀서요. 제주에 방학집을 만들었습니다. 그사이 아이는 쑥쑥 자라나, 내년이면 싱가포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구요. 싱가포르의 교육에 대해 들어보셨을까요? 혹독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치게 되는 PSLE라는 시험이 있는데, 우리의 수능과 비슷합니다. 싱가포르는 초등학교때부터그 시험을 위해 달려가게 되지요. 그 줄세우기에 동참하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자연을 즐기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5개월간 제주에서 살면서 먹고 살 궁리를 하기로 했지요. 아이와 함께 적응하고, 감기를 돌아가며 걸리고, 등등을 거치며 벌써 2주가 지나갔네요.
아직 마음이 불안합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5개월간 아무 성과도 없이 흘려보내게 될까봐요.
제주라는 곳이 그렇습니다. 많은 이들이 잠시 쉬러 오는 곳이니까요. 눈돌리면 느껴지는 휴가무드에 덩달아, 오늘까지는 쉬자. 여름 방학이니까, 놀자. 불쑥 드는 그런 마음을 눌러두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지난 2주간 무엇을 했느냐 돌아보면, '취미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인 비즈니스로' 전환했다 (내 마음을) 라 하겠습니다.
사실 제주에 오자마자, 프로젝트 피치를 했습니다. 제주에 있으면서 코워킹스페이스를 무료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하여 신청했는데, 1차 통과를 했다고 발표심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지원만 하면 다 붙여주는거 아닐까란 생각으로 지원한거라 발표심사가 있는지도 모르고 급하게 준비했는데, 막상 발표하러 가보니 만만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어요. 심사위원들이 계시고,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하며 더듬더듬, 발표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 프로젝트 피카북을 처음으로 전혀 모르는 타인들에게, 심사를 받는 기회더라구요. 버벅거리는 발표를 마치고, 결과는 탈락이었습니다. 따듯한 응원의 말도 있었지만, 스크래치로 남는 한마디가 있었습니다 - "거참, 매몰 비용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안타깝네."
지금까지는 제 노동력과 소량의 서비스비용이 들었기에 매몰 비용이랄게 없습니다만 (제 노동시간까지 고려해주신 발언이라면 매우 감사합니다만!), 이 말을 곰씹으니 뭔가 의욕이 탱천(!)해졌습니다. 어차피 하기로 한거, 더 매몰시켜볼까나? 할 수 있는거, 쓸수있는거 다 써보고, 뭐가 나오나 한번 봅시다! 그런 청개구리의 마음이랄까요.
그래서, 개발자님을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소속된 프리랜싱 회사에는 (프리랜싱은 안하기로 했지만, 몇년 전 소속을 만들어는 놓았습니다) 프리랜서가 클라이언트가 되면 일정액을 보조해주는 혜택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클라이언트 등록도 하고, 그간 인터뷰도 4건 보고 오늘 오전에 함께 일하실 분을 결정했습니다. 돈을 쓰기로 하니 몹시 매우 아주 .. 긴장이 됩니다. 정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입니다. 부끄러워서 손내밀지 못했던 지인들에게도 손 내밀어 서베이도 부탁드리고 있구요.
뜬금없지만, 도전중인 모든 분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