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솔로프리너가 전하는 제주 통신입니다요
안녕하세요, 제주에 5개월 살이를 하고 있는 싱가포르 교민, 중년의 아이 엄마 솔로프리너 입니다.
제주에 온지 한 달 반이 훌쩍 지나갔네요. 여름에 왔는데, 가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
이것 저것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아요. (돌아보니 이것저것 많이 한것 같네요. 매일 한심스럽지만, 나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적어도 오늘은 많이 했다 말해주렵니다.)
우선 개발자 님을 고용해 같이 일하기 시작했어요. 4명을 인터뷰를 봤는데, 한참 고민하다 제일 저렴한 분을 골랐어요. 프로필에 수원에 계신다 하여 고용했는데 (다른 분들은 모두 인도, 파키스탄, 터키...) 수원에서 지지난달에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셨다네요.(아이고.) 뭐 그래도 아직까지는 저와 협업이 잘 되고 있습니다. 개발자님이 계시니 한결 제 마음이 덜 부담스럽습니다. 이게 제 취미생활에 돈을 태우는 일일지, 정말 고객이 생기는 10x의 경험일지는 저 하기에 달렸겠지요. 그래도 그분이, 다른 클라이언트가 했던 프로젝트보다 혼자 AI로 해온 저의 프로젝트가 훨씬 정리가 잘 되어있다 - 라고 말해주셔서 용기가 났습니다. 벌써 4주차인데, 예상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네요. 아무래도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은 분이라 제 요구사항에 대해 모두 yes만 해서 스코프가 지나치게 많아진 느낌입니다. 오늘 정리를 좀 해서, 우선 Refactoring 한 코드를 무조건 이번 금요일 전엔 릴리즈 시키는 방향으로 해야하겠습니다.
무튼 이 분 덕분에, 디자인을 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ㅜㅜ 그러나 역시 마케팅은 겁이 나네요. 왜 그럴까요? 제 손으로 모든 걸 만든 자식 같은 프러덕이라 그럴까요. 뭘 해도 부족한 것 같고, 부족하단 말을 들을까 겁이 납니다. 그래도 극복해봐야겠지요!
그리고 불구덩이에, 또다시 뛰어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제주의 집 하나를 더 고치기로 했답니다. 이번 건은 좀더 난도가 높아요, 폐가 돌집이거든요.
경기도 안좋고, 앞으로가 불확실한 이 상황에서 이게 맞는 일일까 싶지만, 제가 또 언제 제주에 5개월이나 있을 수 있을까 싶어 고민 끝에 건축가님과 계약을 했습니다. 혹시라도 짧은 기간동안 신축이나 대수선을 염두에 두시는 분이 계시다면, 최대한 빨리, 무조건 건축가 님과 일을 시작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건축 설계가 모든게 완벽해야하기에 바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더군요. 설계에 보통 두세달, 허가에 한두달 이렇게 걸린다네요. ㅜㅜ 이번 제주행에서는 공사는 아마 반절 정도 진행하고, 다음에 와서 내부 인테리어를 해야할것 같습니다. 무튼, 지난 한달 반 동안, 건축사님과 만나 설계를 수정해가고, 건축 측량, 슬레이트 지붕 철거 신청, 철거 견적, 오수관 연결 공사 관련 협의 등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잘 풀리고 있는 중입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하나 걸리는건 이 집이 지금 집과는 정반대에 있어, 아이 유치원 데려다주고 갔다오려면 4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합니다. ㅜㅜ 이제 남편이 오면 조금 나아지겠지요. (네에! 저는 독박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ㅜㅠ 남편아 빨리와라)
그리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시작했어요. 올해 개원한 '제주 발도르프 킨더'에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이 유치원에 보낸 이유는 자명했어요. 입시지옥 싱가포르의 공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최대한 자연을 즐기며 놀자. 무언가를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유치원엔 가지 말자. 그래서 찾다가 발도르프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발도르프를 이름만 들어봤지 잘 몰르고, 숲유치원 같은 곳인줄 알았어요. 발도르프 킨더에서 발도르프 학교로 넘어가는 이들만의 학제가 있다는 것도 몰랐구요. 미디어를 지양하는데, 미디어의 종류가 인지를 주로 수반하는 많은 일들, TV 유튜브 뿐 아니라 책, 심지어 옷에 그려진 브랜드 로고까지 포함한다는 것도 몰랐구요. 완전히 다른 교육철학으로 아이를 돌보는 기관인줄도 몰랐어요.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참여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도 몰랐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일 매일, 아이는 산책하고 곶자왈에 가고 자연스러운 놀잇감을 가지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놉니다. 종종 원에서 책모임, 부모 교육을 열어줍니다. 원에서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 정말 아이들이 요정같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쬐끔 더 힘듭니다 아하하... 미디어 없이 아이와 단 둘이 시간보내는 일은 쉽지 않그든요. 어제는 봉숭아 물을 들였어요. 요즘 발도르프 킨더 유행입니다. (시간 보내는데 제격입니다.) (남편아 빨리와라)
고로,
맞네요. 저 많은 일들을 하고 있네요 .
너그럽게 토닥여볼까요 나자신! 잘해내고 있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