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하는 농사

농약

by 황상기

비료가 나온 후, 농약이 나왔다.

살충제(벌래 죽이는 약)를 뿌리면 배춧잎을먹던 벌래들은 바로 죽었고, 벼잎을 갉아먹던 벼멸구도 모두 죽었다.

비료를 많이 뿌려서 생기는 벼 잎도열병과 문고병에도 살균제(병균을 죽이는 약)를 뿌리면 병이 더 이상 번지지 않았다.

풀을 죽이는 제초제도 나왔다.

논에 모를 심고 제초제를 뿌렸다, 옥수수를 심고도 제초제를 뿌리면 파랗게 자라던 풀들이 누렇게 말라죽었다.

쪼그려 앉아서 힘들게 김매기를 하지 않고

편하게 농사할 수 있으니 너도 나도 논밭에 제초제를 뿌렸다.

살충제로 벌레를 죽이고 살균제로 병균을 죽이고,

제초제를 뿌려 논밭에 나오는 풀들을 모두 죽였다.


벌레를 잡으려고 살충제를 뿌렸지만, 메뚜기와 올챙도 다 죽었고, 여름밤 꽁무니에 불 켜고 반짝이며

날아다니던 반딧불이도 보이지 않았다.


살균제를 여러 번 뿌리니 해로운 병균들은 죽었지만

유익한 균들도 죽으니 농작물이 약하게 자랐다.

제초제를 뿌려 풀들을 다 죽이니 땅이 굳어지고

산성(곡식이 잘 못 자라는 땅)이 되었다.


한여름이면 온 동네 논밭에서 독한 농약냄새가 낳다.

마스크를 쓰고 농약을 뿌려도 머리가 아팠다.

넓은 밭에 온종일 농약을 뿌린 날에는 비누로 아무리 잘 씻어도 며칠 동안 머리가 개운하지 않았다.

농약 뿌린 후 며칠 동안은 바람이 불어도,

공기를 마셔도 농약 냄새가 코로 들어왔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모든 것(벌래. 병균. 잡초)들을 다 죽이고 내 욕심만 채우려는 ,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농사를 했다.

땅은 점점 더 망가지고 내 몸 건강도 나빠 저 갔다.


그렇게 키운 농산물들을 내가 먹었고, 우리 아이들을 먹이고, 지인들과 나눠 먹었다.

땅은 점점 더 산성이 되었고 내 몸. 건강도 이상이 생겼다.


이런 농사를 계속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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