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할 수만 있다면, 작금의 모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은 탈출을 꿈꾼다. 근데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탈출을 꿈꾼다. 막연한 상상이다. 어디로 도망가지? 실제로 탈출하는 사람은 드물다. 아무래도 다들 탈출을 꿈꾸는 일에 중독되어버렸다.
도망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도피와 도망 그리고 도전.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도전일지도 모르는 일이, 누군가의 눈에는 현실로부터의 도피와 도망으로 보일 뿐이었다. 시련을 보고 고개 돌리지 않고 버티는 인간.
"인간은 역경을 통해 성장한다"
지금의 경쟁 사회는 모두의 성장을 위한 사회인가? 누가 어떤 식으로 성장을 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모두가 경쟁 사회에서의 생존을 통한 성장을 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애벌레 상태를 전혀 벗어나지 못한 채로, 말라버렸다. 역경을 통과할 수 없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성장도 특권인 셈이다. 누군가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되는 편보다 다른 도전을 하는 것이 개인으로서는 현명한 판단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 도피와 도망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은 사냥에 목마른 포식자들이 하는 행동이다.
사람들은 배달에 익숙해져 버렸다. 우리 집 앞의 대형마트에 손님이 정말 적어졌다. 이 마트가 오픈할 때부터 지켜봤었는데, 이 정도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물도 배달하고, 식료품도 배달하고. 배달이 안되는 물건이 없다. 계좌에 돈만 있다면, 시원한 에어컨 아래 따듯한 난방을 틀고 바닥에 누워서 귤을 까먹으며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아 나도 돈만 있으면 그런 거 누구보다 잘 할 자신 있는데. 누워서 티브이나 보다가 배고프면 배달시켜먹기.
요리를 하고 장을 볼 시간이 없어졌다. 요즘 오재현 씨(34세)는 아침 일찍 자택인 수원에서 서울로 출근하고 프로젝트 때문에 3달 동안 야근을 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절을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어쩌다 찾아오는 휴일에도 어디 산책이나 쇼핑은커녕,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한다. 대충 12시 넘어서 일어나면 배달시켜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에 든다.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한다.
이런 상황은 결혼 3년 차인 이수형 씨(38세) 박미연(35세)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요리를 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 아들인 이주원 군(2세)는 거의 수형 씨의 어머니가 키우고 있다. 가끔 요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재료를 인터넷으로 시키고, 백종원 씨의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를 한다. 아니면 밀키트를 사서 좋아하는 재료를 더 넣어서 조리를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모바일 식료품 배달 업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 일하는 노동자들의 페이는 전혀 늘지 않았다. 이에 거기에서 일하는 베테랑 노동자 "마트 P"의 근심이 깊어졌다. 숙련자들은 떠나는데, 일은 늘어나고, 관리자들의 히스테리는 늘어났다. 서로가 서로를 고문하고 있었다. 그들을 고문하는 것은 서로라고 생각하다가도, 이런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저주하기도 하였다. 그 누구도 욕먹을 짓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서로를 욕하고 있었다. 뒤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태어난 김에 사는 사람과, 기왕 태어난 거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전자에 가깝다. 태어난 김에 산다. 조금 모자라고 서툴더라도 삶은 살아지니까.
"너 그따위로 할 거면 왜 하는 거야?"
"그야................. 해야 하니까요."
"기왕 해야 하는 일 열심히 하면 어디 덧나?"
"열심히 해도, 조금 모자라게 해도 일은 언젠가 끝나게 되어있습니다."
일을 대충 해도 시급제로 따지면, 돈은 똑같이 받는다. 자 이제 누가 모자란 인간이지?
일을 대충 하면 개 처맞고, 일을 열심히 하면 덜 처맞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절이었으면 아마 난 일을 좆나게 열심히 했을 것이다. 채찍으로 때렸으면 ........... 열심히 대충해서 맞는 것을 즐기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사용했던 실제 채찍을 보고 매를 즐겨보자는 생각을 접어서 쓰레기통에 던졌다.
우리에겐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대안이 없다. 아니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여긴 이민자들 문제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난민을 받아주던 시절을 이제 지나서, 견디지 못하는 수준으로 와버렸다. 탈출을 감행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낙원이 아닌 조금 덜한 지옥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마음 따듯한 원주민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지옥의 초입이었다. 역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는 원래 누군가 살고 있다.
인간은 역경과 고난을 통해 성장한다면, 대부분 성장을 이루지 못한 재로 역경과 고난만 신나게 느끼고 떠나버리는 것이 분명하다. 당신을 누군가가 미숙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자신을 고급 인간으로 포장한다면 인중을 향해 스트레이트를 날려버리는 것을 강력하게 권유한다. 네가 시발 뭘 알아.
인간이 영생을 꿈꾸는 것은 아무래도 이런 성장의 끝에 대한 궁금증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에는 원래 누군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사람에 대한 정의가 지금처럼 넓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신대륙을 새로 찾아낸 것으로 기록되었다. 나중에는 자신의 나라에 불만을 가지고, 새로 시작하고 싶어 하던 사람들이 각자의 꿈을 가지고 신대륙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총!
이거면 오케이지 뭐.
이 새끼들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뭐 그래도..... 같이 가야지....... 왜냐면 우리는 같은 히브리인들이니까.
저 새끼를 따라가는 게 맞는 거임?
몰라 십 워어어어....?
야 물이 갈라진다!
그러니까 뭔가 믿을만한 구석이 있어야지. 요즘은 인간적인 면모도 좋지만, 믿을만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 좋더라. 나는 내가 봤을 때, 나는 인간적인 면모만 있는 사람 같아서 걱정이다. 나도 멋있는 사랑하고 싶어....
배고픈 소크라테스와 배부른 돼지 중에 뭘 택할래?
배부르면 나중에 소크라테스도 할 수 있던데요?
뭔가 열심히 쓴 거 같긴 한데, 뭘 말하고 싶었는지 까먹어 버렸다.
나 이제 그만 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