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SF 연작선
아주 오래전엔 식당이 있었다. 돈을 내면 음식으로 바꾸어 주었다. 나와, 부모였던 사람들은 동물 고기를 즐겨먹었다. 지방이 많은 부위를 불판 위에 화상을 입혀서 색깔이 변하면 입으로 넣고 씹고 삼키는 식이었다.
돼지는 여전히 있다.
불도 여전히 있다.
그렇지만 "제육볶음"은 없다.
"남성"은 사냥을 했고, "여성"은 육아와 요리를 담당했다. 때때로 사냥을 나섰던 남자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면 옆집에 남자가 죽은 남자를 대신하기도 했다. 사냥을 하면 물고기를 잡아오거나, 아니면 새를 잡아오거나, 아주 큰 멧돼지를 잡아왔다.
그러다가 인류는 농사를 짓게 되었고. 정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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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재산이 생겼고, 누군가는 계속 잘 사는데, 누군가는 밥이 없어서 싸움과 약탈을 하고 어떤 남자들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면 그 남자를 죽인 남자가 죽은 남자를 대신하긴 했는데, 잘 해주진 않았던 모양이다......
가축을 키우기 시작했고 고기를 안정적으로 먹게 되었다. 현대의 인류는 농장에서 "인도적"방식으로 고기를 도축해서 판매한다. 농장에서 나온 돼지는 50만 원 남짓이지만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치면서 가치가.........
그러나 미래에는 아마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더 경제적인 먹거리를 찾게 될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곤충에 관한 연구와 대체육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지금도 이미 꽤나 그럴듯한 맛을 뽐낸다. 인류에게 고기를 먹는 날이
노ㅓㅑ머ㅑ머제!@1AajsO!S@JKS SJAFSOIDJㄴㅁㄴㅁ난마마1@)ㅁvaS2SDGASASASㅁㄴㄻㄴ}ㅏㅎㅁㄴ
나는 '플로리앙'과의 연결을 끊었다. 더 이상 아무런 정보도 추가되지 않았다.
살아있다는 것이란 죽음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또 삶이란 죽음의 흔적을 치우는 것이다. 나의 아버지였던 무언가가 자주 하던 말이다. 해가 잘 들어오고, 바람이 불어오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것들은 정돈되어 있다. 움직이는 것도 가만히 있는 것도. 바람에 날려서 움직이는 것은 없다. 아주 안정 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을 뿐이다.
약 500년 전에 암에 걸렸었다. 4기 말기 암이었고, 모든 것들이 제 기능을 하지 않았다.
냉동 수면에 들어가기로 했다. 1,2년 이내에 모든 대체 장기가 생길 것이고, 이식하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난 잠들었고, 4년 뒤에 일어났다. 돼지의 장기들을 이식했다고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간과 위, 그리고 폐와 심장까지. 돼지 인간이었다. 삶을 다시 얻은 동시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
회색 콘크리트 벽과, 많은 돼지들, 난 작은 케이지 안에 들어있었고, 사료와 주사. 사료와 주사. 발정이 난 옆에 돼지놈들의 울음소리. 사료와 밥 주사.
전기충격을 받고 난
여기 있네.
약 50년 동안 채식을 하였다. 단백질 공급 알약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고기를 먹을 이유가 없었다.
카니발리즘. 동족을 먹는 행위. 나에게 카니발리즘이란 인간 섭취였을까? 돼지고기 섭취였을까?
난 요즘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먹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먹는다는 것은, 배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무엇인가 치워야 한다는 말이었다. 먹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배출하지 않는다.
삶이란 죽음의 흔적을 치우는 것이다.
이미 450년 전에 돼지 장기는 다른 인공물로 대체되었다. 모양은 그럴 듯했지만, 사용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따금 청소를 위한 약품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지금은 기능하지 않는 시간이 더 많다.
여전히 농장이 있다. 입으로 넣어서 씹어서 혀와 침으로 그 투입된 것을 간지럽히는 동시에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서 목구멍으로 넘기는 행위를 즐기는 현상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 바이오 장기는 수요가 있다. 기능상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호도의 차이인 듯 보인다. 농장에는 돼지 외에 살아있는 것들이 없다. 모든 것이 기계화되었고, 모든 습성이 파악된 돼지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그들의 세상은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다만 돼지의 흔적을 꾸준히 치운다. 피와 분뇨.
콘크리트로 뒤덮인 농장은 연기가 나지 않았다. 아무런 소리도 냄새도 밖에서는 맡을 수 없었다.
아무런 즐거움도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난 사냥을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난 태어날 때에는 "남자"로 태어났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저번달에 "기능 정지"를 선택했다. 난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는다. 이번엔 재 기능을 한지 열흘 만의 일이었다.
우린 더 이상 생물학적인 유사성이 없을뿐더러, 생물학적인 부분도 없다.
내일은 또 창문 밖으로 떨어질 생각이다.
그러면 또 "ERR"이 와서 날 수거하고, 또 이 집에 데려다 놓겠지. 난 내가 추락한 것을 우리집 주변의 CCTV로만 기억한다.
일정 수준을 넘어선 고통 또한 기록되지 않는다. 오늘은 서기 2610년이다. 오백 년이 일 년처럼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