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어휘력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보드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큰 아이의 바람을 따라 보드게임방에 간 날.
남편과 내가 방에서 음료와 간식 메뉴를 고르는 동안, 아이들은 밖에서 보드게임을 골라왔다.
이번에 할 게임은 <금지'어'게임>
형용사 카드 1장과 명사 카드 1장을 뽑은 다음에 해당 단어를 제한 시간 내에 설명해야 하는 게임인데, 설명하면서 뇌가 멈추는 말(예 : 아, 음, 저, 그)을 하면 감점을 받는 게임이었다.
첫째 아들과 남편이 한 팀, 나와 둘째 아들이 한 팀이 되었고, 내가 설명해야 하는 단어는 '부푼 감자'였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드디어 게임 시작!
둘째야, 풍선을 불면 풍선이 점점 어떻게 되지?"
"커져"
"아니, 커지는 거 말고"
"터져!"
아, 풍선으로는 안 되겠다. 다른 상황으로 설명하는 수밖에
"너 소풍이나 놀이공원 가기 전에 네 마음이 어떻게 되지?"
"커져? 터져? 떠?"
"아니 아니, 마음이 어떻게 돼? 기분이?"
째져!"
예상치 못한 단어에 다들 웃음이 터졌다. 둘째는 영문을 영 모르는 눈치이다.
이번에는 팀을 바꿔서 첫째와 내가 한 팀이 되고, 남편과 둘째가 한 팀이 되었다. 이번에는 남편이
'강한 피아노'를 설명할 차례였다.
둘째야, 네가 저 친구보다 힘이 세. 그럼 어떻다고 하지?"
"싸워? 이겨? 커? "
"아니, 그러니까, 네가 저 친구와 싸우면 이겨. 그럴 때 어떻다고 하지?"
멋져!"
그렇지! 맞아, 멋지지! 멋지긴 멋진데... 아, 당황스럽네
아이들은 그 게임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집에서도 할 수 있게 사달라고 졸랐다.
둘째의 어휘력은 빈약한 독서에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 엄마 역시 게을러서 손에서 책을 놓은 지 오래다.
내가 둘째에게 뭐라 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 어쩌냐 둘째야,
내일부터 우리 나란히 독서 시간을 가지도록 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