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잦아들 채비하는 햇살을 한껏 끌어안았는지, 꽃들이 화사하게 눈부시다. 춤을 춘다. 뭉개 뭉개 어우러진다. 솟구쳤다가는 거꾸러진다.
봄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마냥, 펄럭이듯 꿈틀대는 꽃들이 자유롭다. 자잘한 솜뭉치가 바람에 날리듯 떠다니는 하늘이 정겹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뒤꿈치에 매달고 한 남자가 걸어간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정발산동 늦은 오후_oil on linen_90.9x72.7cm_2021-22/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