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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May 15. 2023

해돋이

[그림대화] 53

     윤곽이 아직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색깔도 미처 다 차오르지 않아, 세상 만물이 온통 부옇다. 그래서일까, 한강변의 아파트들이 수더분한 인상인데다, 서로 어깨동무라도 한듯 다정하게 늘어선 모습이 낯설다.   


     그 다정한 어깨 위로 해님이 빼꼼이 올라선다. 하늘은 노란빛으로 물들어 주변으로 번져간다. 부지런한 새들이 떠오른 해님을 떼 지어 반긴다. 큰 새 한마리가 이미 부풀어 오른 허공을 비행한다. 한강은 이미 하얗게 흐르며, 어김없이 떠오른 해님을 환영한다.


     강변길에 모여 있는 애들 셋, 제 키보다 길게 드러누운 그림자 끝을 밟고서, 이 꼭두새벽에 나와 뭘 하는 걸까. 따라 나온 강아지가 고개를 쳐들고, 환하게 떠오르는 해님을 바라본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해돋이_oil on linen_53x72.7cm_2010, 21/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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