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rvy의 [Undercover Angel]
보통 한 명의 아티스트를 대표할 때 떠오르는 몇 가지 키워드가 존재한다. 그 키워드를 결정짓는 요소는 음악은 물론이고 사생활이나 아웃핏 또는 캐릭터 등 다양하다. 이러한 부분에서 본다면 이전의 스월비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10대 여자 래퍼, 의문인 하이라이트 소속, Jvcki Wai와의 논란 등이었다. 스월비가 이뤄놓은 음악적 성과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스월비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믹스테이프와 싱글을 발표했었고 충분히 본인의 음악 스타일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키워드들은 여전히 따라다녔고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 스월비에게 [Undercover Angel]은 본인 스스로 그런 꼬리표들을 떨쳐내고 바꿀 수 있을 만한 앨범이다.
본작은 그녀의 첫 번째 정규앨범으로 전에 스월비가 해왔던 음악 스타일과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이번에도 그녀의 영혼의 파트너인 SUI가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전체적으로 프로듀싱 측면에서 보면 매 트랙마다 나오는 사운드가 다양하다. 1번 트랙인 ‘Alibi’에서는 자동차 배기가스 빠지는 소리를 사용하고 8번 트랙인 ‘GOMP’에서는 후반부의 비트를 전화기 벨 누르는 소리로 만들었다. 이러한 사운드의 사용은 참신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또 이 앨범을 말할 때 유기성을 빼놓을 수 없다. 1번 트랙 ‘Alibi’의 휘파람 사운드가 2번 트랙인 ‘Did it like I did’의 사운드로 이어진다. 중간 트랙인 ‘MamaLisa’와 ‘왜 이래’ 도 마찬가지이고 후반에 나오는 ‘Funs and Money’ 와 ‘GOMP’도 앞서 언급한 방식처럼 사운드가 이어진다. 불교 신자인 어머니가 불경을 외우며 딸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천수경(SKIT)’ 이후 본인이 직접 어머니의 헌정이라고 말했던 ‘MamaLisa’가 등장하는 배치도 재미있다. 이후 8번 트랙인 ‘GOMP’까지 스월비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에서 공격적인 래핑을 통해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비장하게 진행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러한 긴장감을 지나 등장하는 9번 트랙인 ‘YAYA2’부터는 분위기가 급격하게 반전된다. 스월비는 1번 트랙부터 8번 트랙까지 처한 현실에 대해서 반항적이고 호전적인 스탠스를 지속해왔기에 이런 전개가 뜬금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본인의 모습을 깨닫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입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오히려 이런 극적인 반전이 더 와닿게 느껴진다. 10번 트랙 ‘파랑’에서도 ‘YAYA2’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또 이 트랙에서는 락 신의 OG라고 불릴만한 크라잉넛의 캡틴 락과 스월비 와의 합작이 매우 흥미롭다. 상대적으로 신예 아티스트와 대부의 콜라보는 개인적으로 좋은 시도라 생각한다.
가사적인 면모에서도 그녀의 역량이 드러난다. 1번 트랙인 ‘Alibi’에서부터 리스너가 상황을 비주얼라이징 할 수 있게끔 표현했고 “세상에 기준에 맞추기엔 내 몸은 아직 너무 작기만 해” 와 같이 기억에 남는 구절도 여럿 존재한다. 앨범의 후반부에는 조금 덜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트랙의 가사가 호전적이고 분노 가득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좀 아쉽다. 그래도 아티스트로서 추구하는 자신만의 삶을 본인의 방식으로 어느 정도는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스월비는 [Undercover Ungel]을 통해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음악과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확실히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성 래퍼들 사이에서 그녀는 가장 확고하게 아티스트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앨범을 작업하는 데 있어 물론 스월비와 SUI가 함께 진행했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앨범의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SUI가 한 것이 조금 찝찝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음악적 조력자인 SUI 없이 홀로서기한 이후의 스월비의 모습이 기대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