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시간, 관계보다 먼저 나
이혼은 끝이 아니다.
진짜 어른으로서의 시작이다.
한 관계의 끝에서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동안 나는 누구였을까.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며느리로 살아오면서 ‘나답게 산 적’은 있었을까.
마음 깊은 곳에 하고 싶은 말들을 가득 담아두고 지낸건 아닐까?
결혼 안에서 나는 점점 사라졌다.
감정을 누르고, 생각을 감추고,
좋은 아내, 착한 엄마, 예의 바른 며느리의 틀 안에
나를 맞추며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이 사람이 정말 나인가?’
이혼은 그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이
내 삶을 다시 설계하게 만든다.
이혼 후의 삶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오히려 그 조용함이 고통스럽게 다가올 때도 있다.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을 때,
내가 누구인지 몰라 불안할 때,
혼자라는 사실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
그럴 때 필요한 건
새로운 관계가 아니라
잃어버린 나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시간이다.
하고 싶은 걸 적어보자.
예전엔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해보자.
감정을 숨기지 말고 울고 싶을 땐 울고,
쉬고 싶을 땐 쉬어보자.
아무 목적 없이 좋아서 했던 일들을 다시 해보자.
나 자신을 능력있는 사람으로
경제적 불안을 없애기 위해 공부를 하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를 위해 희생하지 않고,
‘나답게’ 숨 쉴 수 있는 삶을 연습하는 것.
그게 이혼 후 진짜 회복의 시작이다.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지만,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은
그 상처에 연고를 발라 아물게 만드는 일과 같다.
회복은,
누군가의 손이 아닌
내가 내 손을 잡아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