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떠나기보다, 나에게로 돌아오는 일

이혼은 도망이 아니라 회복이다.

by Jihyun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나는 수없이 나를 부정했다.

괜찮다고, 그럴 수도 있다고,

그래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다고.


그래서 버텼다.

울면서도 애써 웃었고,

상처받고도 괜찮은 척, 아무 일 없는 척.

가슴이 찢어지는데도, 사람들 앞에선 행복한 사람인 듯

그렇게 지내며 마음 한구석에선

“나 때문일지도 몰라”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견디는 시간들 속에 나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을 떠난 게 아니다.

나 자신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

그제야 나에게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말한다.

“조금만 더 참아보지 그랬냐고.”

“아이 생각은 안 했냐고.”

“이혼은 너무 쉬운 선택 아니냐고.”


하지만 그 누구도 묻지 않았다.

나는 그 안에서 얼마나 오래 아팠는지,

얼마나 고요하게 무너졌는지.


욕실에서 끈을 묶고 있는 나를 본 순간

살기 위해,

나를 다시 붙잡기 위해, 나는 이혼을 선택을 했다.


그건 도망이 아니라,

나를 살리는 선택이었다.


이혼은 고통의 끝이 아니라

온몸을 끌고 나를 다시 마주하는 시작이었다.

처음엔 두려웠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아주 작은 숨소리처럼,

내 안의 내가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이혼은 내 인생의 수 백 페이지 중

한 페이지에서의 실패다.

그리고 이혼은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해,

그 삶에서 용기 내어 밖으로 나오는 일이다.


누군가를 떠나는 건 슬프다.

오랜 시간을 알던 사람괴의 이별은 힘들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슬픔보다 더 클 수는 없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건 약해서가 아니다.

그건 살고 싶기 때문이다.

다시 웃고 싶고, 다시 나로 살고 싶어서.


이혼은 끝이 아니다.

이혼은, 누군가를 떠나기보다

오래도록 외면했던 ‘나’에게로

돌아가는 가장 용기 있는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