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인생의 합이 아니라, 두 삶의 충돌이다

사랑과 결혼은 다르다.

by Jihyun

많은 사람이 말한다.

결혼은 둘이 하나가 되는 일이라고.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결혼은 둘이 하나가 되는 일이 아니라,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삶이 부딪히는 일이다.


연애할 땐 너무도 잘 맞았다.

서로의 말투, 취향, 가치관이

기적처럼 일치한다고 느꼈다.

그렇게 ‘이 사람이라면’이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결혼은

사랑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걸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제도다.


연애는 좋은 순간만 함께 하지만,

결혼은 ‘매일의 생활’을 함께 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함께 화장실을 쓰고,

양말을 어디에 벗어두는지가 다툼이 되고,

설거지를 어떻게 하는지가 서운함이 된다.


처음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다투고, 사과하고, 또 노력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한 채 받아들이게 된다.


사랑이 변한 걸까?

아니다.

단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한 울타리 안에서

각자의 언어로

서로를 이해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결혼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날것으로 드러나게 만든다.

어릴 적부터 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무엇을 배우며 성장했는지,

어떤 상처와 어떤 기대를 안고 살아왔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공간이 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우리는 종종 크고 작은 충돌을 겪는다.

내가 믿어온 것이 부정당하고,

내 방식이 틀렸다고 여겨질 때,

사랑은 갈등으로 바뀌고,

이해는 침묵으로 변해간다.


결혼은 어떤 ‘이상적인 합’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사실을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는 일이다.


그 사실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단지 외로움을 피하고 싶어서,

혹은 사랑받고 싶어서,

혹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서 결혼을 선택한다면,

그 선택은 마치 정면충돌하는 교통사고처럼

삶을 한순간에 뒤흔들 수도 있다.


결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리고 현실이란,

그 누구도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진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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