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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수 Oct 21. 2023

[전세지옥] 출판, 인터뷰를 준비하는 자세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한때 브런치에 '전세사기-지옥의 문 앞에서'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하기도 했다.

분량이 되었고 출판사 100군데에 투고를 한 결과,

두 군데의 출판사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받았다.

나는 세종서적이라는 업력 30년이 넘는 저력 있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다.

출판 계약은 옷장을 통해 나니아 연대기의 세상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신기한 나날들로 나를 이끌었다.


실력 있는 편집장님을 만나 윤문을 받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벽을 오감으로 느꼈다.)

소설가 장강명 님의 추천사를 받았고,

인쇄소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내 책을 받았다.

아기를 가져본 적도 없고 감히 그 숭고한 고통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책은 나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내 아이과도 같았다.

서점에 깔린 내 책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운의 좋게도(가슴이 찢어지고 피가 마른다.) 현재 전세사기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이다.

이제는 인터뷰, 라디오, 팟 캐스트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기자, 방송인들이 진행하는

각종 매체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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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 일했을 당시 친했던 회사 후배에게


앞으로 진행될 인터뷰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전화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인터넷에 본 대로


예상 질문과 답안 작성,

매체의 타겟층 고려,

두괄식의 답변,

내 의도를 명확히 하기


등을 이야기했더니


동생이 웃으며 그런 준비는 나답지 않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 다운게 뭔지 생각해봤다.


나답게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서


얼굴에 점을 빼고,

보톡스를 하고,

마스크 팩을 붙이고,

살을 빼기로 했다.


나와 다른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심정은

수십 미터 아래의 어둡고 습한 우물에 빠진 것과 같다.

그 우물 속 진짜 상황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이제 내가 우물 아래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려 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입을 크게 벌려 내 온몸을 진동해 크게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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