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진다는 증거

36화. 우리는 다시 살아난다 — 그리고 숨쉰다

by 담윤



회복의 끝에

나는 거창한 결론을 얻지 않았다.


삶이 완전히 바뀌지도 않았고,

문제가 모두 사라지지도 않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나는 다시 숨 쉬고 있다.



예전의 숨은

짧았고, 얕았고,

항상 다음을 대비하고 있었다.


쉬는 숨이 아니라

버티는 숨이었다.


그때의 나는

살아 있었지만

살고 있지는 않았다.



지금의 숨은 다르다.


깊게 들이마시지 않아도 되고,

일부러 내쉬지 않아도 된다.


그냥

왔다가 간다.


숨이 자연스럽게 흐를 때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아,

이게 살아 있다는 감각이구나.



우리는 종종

회복을 성공처럼 말한다.


이겨냈다,

극복했다,

강해졌다.


하지만 내 회복은

승리가 아니었다.


복귀에 가까웠다.


원래 있어야 할 기능으로,

원래 가능했어야 할 호흡으로.



나는 한때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거라 믿었다.


바닥을 찍은 사람은

거기서 끝난다고.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믿음이 틀렸다는

증거로 살아 있다.


더 단단해져서가 아니라

다시 켤 수 있게 되어서.



우리는 다시 살아난다.


완벽해져서가 아니라

고장 난 채로도

다시 작동할 수 있어서.


전압이 낮아도,

밝기가 약해도,

잠시 꺼져도.



그리고 우리는 숨 쉰다.


의미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기 때문에.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기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연재의 끝에서

내가 남기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괜찮아질 수 있다는 건

기대가 아니라 사실이다.


이미 나는

그 사실 안에서

오늘을 살고 있다.



우리는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숨 쉰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