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잘못된 운전습관

by 김근상

어… , 쿵.

왜 내 차가 앞차를 추돌했지? 분명히 오토 홀드를 눌러놓았는데~

이상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토 홀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풀려 앞으로 가는데….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내 차가 앞차인 ‘폭스바겐’ 차를 박은 것이다.

앞차의 운전기사는 뒷목을 잡고 내게로 왔다. 나는 잘못했다고 사과부터 했다.

“죄송합니다. 어디 다친 데는 없나요?”

“사장님 왜 서 있는 차를 박은 거요?”

“저도 모르겠어요. 오토 홀드로 해놓고 뒷자리 에코백을 꺼내다 손이 안 닿아 몸을 완전히 뒤로 하는 바람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나는 사과가 끝나고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해서 사진부터 찍었다. 그리고 차를 약간 뒤로 하고 또 사진을 찍었다. 앞차는 내 차의 번호판이 추돌하는 바람에 세 군데 자국이 있었다. 전화번호부터 교환했다. 현장에서 그분 전화번호를 눌러 나의 번호가 가도록 조치했다. 나는 보험으로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했다. 울렁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집을 향해 오면서 온갖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왜 올해 들어 접촉 사고가 잦을까? 지난 2년 동안은 한 번도 없었는데…. 벌써 네 번째다. 앞서 세 번 모두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하다 범퍼를 긁은 것이다. 주차를 서두르며 백 주차하다 두 번, 한 번은 별생각 없이 나오다가 옆 주차한 차량 운전석 쪽 범퍼를 긁은 것이다. 그때마다 앞 유리창에 메모해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냥 모른 척할까도 했지만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 중 첫 번째 BMW 차주분은 나에게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고마웠다. 두 번째 스타렉스 차는 누가 이미 스크래치 한 상태에서 또 내가 긁은 것이다. 보험처리를 해주었다. 세 번째 제네시스 차주는 메모해 놓은 지, 만 3일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메모 남겨 고맙다고 하면서 오히려 나를 칭찬했다. 그러나 차가 신차라 수리해야겠다고 했다. 나는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인터넷 ‘숨고’란 사이트에 사진을 첨부해 올려 견적을 받았다. 여러 군데서 문자가 왔다. 그중에 가장 저렴한 곳이 수원시 평동 소재 00공업사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판금 하지 않고 부분 도색 하는데 18만 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사진을 모두 보내달란다. 나는 제네시스 차주와 소통해서 보냈는데 공업사 그 사장은 차를 보았다며 최종적으로 50만 원 달란다. 인터넷에 올린 가격과 왜 차이가 크냐며 항의해 인하해 달랬더니 그 겨우 2만 원 깎아 주었다. 차를 고치고 난 다음에 차를 탁송 기사가 갖다주었는데, 그 비용 2만 원은 내가 부담해야 한다고 해서 결국은 50만 원이 다 들었다. 제네시스 차주는 나에게 연신 고맙다고 했다.

나의 운전 경력은 92년 2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33년이다. 큰아이 병원 데리고 다니느라 첫 차 ‘엑셀’에서 출발해 ‘아반떼’를 거쳐 ‘투산’ 그리고 현재 ‘성공한 아빠들의 차’라는 ‘그랜저’에 이른다. 그동안 사고도 당해보고 내가 내보기도 했다. 그러나 큰 사고는 없고 모두 접촉 사고였다. 사고 날 때마다 내가 마음이 착해서 그런지 손해를 많이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마음이 편하다. 지금은 웬만하면 보험처리를 하는데 보험처리가 잦다 보니 보험 수가가 올라가서 아내에 얹혀 보험료를 내고 있다. 단독으로 보험 들면 120만 원 정도다. 그러나 내 차를 아내와 공동명의로 등록하고 공동보험을 들면 80만 원 정도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내 차 사고에 보험처리를 하게 되면 아내 차 보험료도 따라서 올라간다.

아내는 차 사고를 잘 내지 않는다. 내가 사고 낼 때마다 잔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명년도에는 돈이 들더라도 단독으로 들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사고로 많이 깨달았다. 나는 운전 실력을 과신한다. 조심성이 없다. 다른 사람에 비해 거친 편이다. 그리고 정차 중에는 꼭 핸드폰을 검색한다. 잘못된 습관이 배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다. 쉽게 말해 좌우 구경을 많이 한다. 아내가 옆자리에 탈 때면 아내의 잔소리로 인해 핸드폰은 언감생심이다. 또한 사고도 없다. 다른 사람을 태우면 매우 조심하며 운전한다. 그래서 사고도 없다. 내 접촉 사고 전부는 혼자 운전할 때이다.

앞으로의 운전할 때 딴짓하지 말아야겠다. 핸드폰 만지는 것, 딴 데 구경하는 것, 먹는 것 등….

아내는 내게 운전을 그만하라고 성화다. 멀티가 안되다 보니 얘기하고 가면 거기에 신경이 쓰여 가야 할 곳을 지나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아내는 나와 얘기하면서도 잘 찾아간다. 그리고 나는 식사 후 졸리는데 아내는 운전할 때 어떻게 졸음이 오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운전대를 아내에게 맡기고 의자를 뒤로 눕히고 잠에 빠져든다. 그때마다 내가 잠을 자는데 이 차가 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아내에게 한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아내는 정속을 철저히 지킨다. 나는 과속할 때가 많다. 나도 정속을 하면 편하다. 여유가 있다. 그렇지만 좀 답답하다. 처음에는 정속 운전하다, 어느 순간부터 과속한다. 앞으로 운전할 때 조심해야겠다. 항상 옆에 다른 사람이 타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남을 대할 때만 겸손하지 말고 운전도 겸손하게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25.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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