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lo

결혼을 하고싶어지면 어떡하지?

by 져닝

문득 만나는 사람과 진지하게 미래를 그려보게 될 때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와 미래를 그려갈 수 있는 사람인가.

순간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진다.

생각하기에 결혼을 하고싶다라고 말하려면 최소 5천만원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택도 없다.


같은 직종, 겨우 9개월 남짓 차이나는 동기들도 1억 가까이 있던데, 나는 없다.

월급이 적어서, 자취를 해서라는 이유로 변명을 해왔지만

같은 조건이라도 결과는 다른 경우일 수 있음을 안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경험주의다.

다르게 말하면, yolo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큰 사치를 하는 것은 아니나 경제적 수준에 비해서는 사치스러운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좀 더 좋은 것들을 접해보고, 새로운 걸 배워보는 것에 가능하다면 기꺼이 투자하는 편이다.

세상엔 흥미로운 것이 너무 많고 나는 최소한의 미래를 준비하며 가능한 많은 것을 겪고 싶다.

내 안에는 겪어온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세계의 확장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살아도 되나는 나조차 걱정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종종 불행하다.

불행하지 않는 선에서 살짝 그 위를 유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내가 지금의 소비를 하지 않고, 5천만원을 빠듯이 모았다고 해서 행복할지는 모르겠다.

그걸 모으겠다고 초과근무를 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 먹고싶은 것을 먹지 못하며 억누르는 것,

가고싶은 여행지나 배우고싶은 것들을 모른척 하고서 과연 정말 행복했을까?


다소 행복했을수도 있다.

가져보지 못했기에 쉽게 말할 수 없다.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것과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 상이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누구에게나 돈은 가치가 있고 삶에 여유를 제공한다.


그냥 나는 이런 사람이다.

당장 결혼할 때 부끄럽지 않게 말하기 위해 지금부터 내 삶을 뜯어고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

기억하는 순간의 대부분 빠듯이 살아왔어서 또 미래를 위해 지금을 아껴야한다면 다소 불행할 것 같다.


지난 몇년을 돌아봤을 때 후회되지 않듯, 이후에 지금을 추억할 때도 "그래도 좋았어"로 남고싶다.


얼마전 제주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아는 건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또 본인이 얼마정도를 벌고 소비할 때 만족감을 느끼는지와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도 말이다.


나는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을 채우며 잘 살고 있다.

이대로 산다면,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만 나를 책임지며 산다면 괜찮을 것 같다. 소시민처럼 살겠지.


하지만 미래를 함께 꿈꿀 사람이 생긴다면, 떳떳하게 결혼하자고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드는 밤이었다.

저축액이 너무 차이나기보다는 되려 상대도 나정도만 모았어도 괜찮을 거 같다.

같이 으쌰으쌰 해보자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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