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면 저마다 역할이 주어진다. 필자는 주로 요리 파트에서 활약한다. 재료와 과일 손질을 많이 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갈비 요리에 관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프라이팬에 갈비를 천천히 익히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조리 전 과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핏물과 뼛가루 제거부터 양념, 굽기 조절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면 안 됐다.
이번에는 설을 맞아 ‘LA 갈비’ 만드는 법을 소개하려 한다. 한국은 예부터 갈비를 세로로 길게 잘라 먹어왔는데, 미국으로 이민 간 LA 교민들은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절단기를 사용해 소갈비를 가로로 가늘게 잘라서 먹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이 확산하면서 한국인이 LA에서 먹는 갈비가 ‘LA 갈비’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LA 갈비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핏물 제거다. 배즙을 사용하면 핏물과 뼛가루는 물론, 잡내까지 제거할 수 있다. 육질이 연해지는 것은 덤이다. 소갈비(2kg 기준)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뒤 배즙 500㎖와 설탕 1큰술을 넣고 2시간가량 담가두는 것이 중요하다. 2~3번 물을 갈아주면서 핏물이 완전히 제거됐는지 살피자.
이번 설에는 가족과 LA 갈비를 만들면서 색다른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소소한 즐거움, 따스한 감성과 어우러지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이 될 것이다.
(마켓컬리 캡쳐)
‘LA 갈비’ 만들기
재료
핏물 제거한 소갈비 2kg. 배 1개, 사과 1개, 양파 1개, 간장 150㎖, 설탕 2큰술, 매실액 2큰술, 올리고당 3큰술, 맛술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생강즙 1큰술, 참기름 2큰술, 쪽파(흰부분) 2대
만드는 방법
1 양파와 배, 사과를 적당히 잘라 물 100㎖와 함께 믹서로 곱게 간 뒤 체에 걸러 즙만 남긴다. 이때 양파와 배는 껍질을 제거하고,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사용한다.
2 갈아놓은 즙과 나머지 양념재료를 볼에 넣어 섞는다. 여기에 핏물을 뺀 갈비를 넣어 하루 숙성시킨다.
3 예열하지 않은 프라이팬에 양념 재운 갈비를 올린다. 예열 상태에서 갈비를 올리면 설탕이 열에 닿아 탈 수 있으니 주의한다.
4 중불에서 양념을 졸이듯 굽는다.
5 겉면이 노릇해지면 물을 부운 뒤 5분간 뚜껑을 덮어둔다. 그러면 양념이 안쪽까지 배어든다.
6 송송 썬 쪽파를 올려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