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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Nov 11. 2024

인사동 나들이

 8일.
멀리서 친구가 왔다.  인사동에서 저녁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
인사동 12 길에 위치한 정선 곤드레밥집으로 장소를 정하고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나가 친구 내외를 만나기로 했다
 이미 깊은 가을 속 .
은행잎으로 도배되는 거리를 보며 아직 노을이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하늘과 거리의 악사와 무리 지어 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낸다.

'여보세요. 오늘 이 시간 이곳에서 부디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순간으로 행복하세요.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을 만드세요.그냥 떨어지는 은행잎이 아니에요. 호된 여름을 지켜내고 이제 갈 곳을 찾아 쉼을 가질 꺼에요.그러니 여러분도  지는 노을  속에서 멋진 저녁식사와 차와 드시고
 아직 문 닫지 않은 갤러리도 들어가 보시고 저기 저 연주자의 손 끝을 통해 들리는 영혼의 소리를 가슴에 담아가세요.
오늘 내 주머니가 얼마나 두둑한지는 잊어 버리세요.
곁에 있는 그 분의 손을 잡고 길 건너오는 어린아이의 웃음 소리를 들어 보세요.
어쩌면 떨어지며 아파하는 은행잎의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꺼에요.
잠시 아주 잠시 걸음을 멈추면 그대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질 거에요.
아주 잠시만 집중하고 사랑하는 것 들과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운 이들을 떠올려 보세요.
내가 지쳐 힘들었던 계절을 잊어버리고 노을 속에 사라지는 어둠 속에 다 내려 놓으세요.
가을의 인사동 거리에서 따스한 된장국과 목으로 잘 넘어가는 칼국수로 시린 가슴을 데워보세요.
그리고 아주 조금 마음을 열어 길거리 악사의 용기와 인내와 그가 내어야 할  집세를 생각하여
아주 얇은 마음의 지폐을 내려 놓으심 어때요?   
노을이 넘어간 인사동에 초생달이 걸리고 가로등으로 밝혀진 거리엔 군밤이 보이고 빛을 받아 더욱 뽐내며 자리한 상점의 물건들이 나를 유혹하네요.나는 다가올 찬바람을 생각하며 목에 두를 목도리를 고르고 집채만한 붓이 걸린 필방을 지나 친구를 만나러  곤드레 밥집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엔 반가운 친구와 함께
 맛난 음식과 정겨운 대화가 식탁 위로 오를 껍니다.

여러분
인사동으로 한 번  오세요. 이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 북악의 정기를 담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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