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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희 책여울 Mar 05. 2023

주인공이 되어 말 풍선을 채워봐요~

아네테 멜레세 작가님의 <키오스크>

 아네테 멜레세 작가님의 <키오스크> 


 작가님 이름이 낯설어 찾아보니 라트비아 출신이다. 라트비아는 어디인가? 지도를 찾아보니 발트해를 기준으로 위쪽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있고 그 아래쪽에 라트비아가 있다. 일명 발트 3국으로 요즘 뜨는 여행지기도 하다. 라트비아에서 온 <키오스크> 그림책을 펼치는 건 16200원으로 저렴하게 떠날 수 있는 책 여행이다. 어서 탑승하시길.







 책은 한없이 유쾌하고 발랄한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지만 유치하지 않다. 키오스크에 앉아서 물건을 파는 올가를 만나보자. 키오스크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 단말기를 말하지만 원래는 식품이나 신문 잡지를 파는 매점을 이른 단어였다. 지금도 버스정류장 옆에 이런 류의 작은 상점을 볼 수 있다. 내가 아는 키오스크와 이 책 속 키오스크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올가의 키오스크 안에 나도 들어가고 싶은 욕망이 절로 생긴다. 키오스크는 올가의 인생이나 다름없었기에 그 안에서 모든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이건 일종의 메타포다. 우리도 각자의 키오스크가 있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그 키오스크 안에서 아등바등 살아간다. 어린이들에도 각자의 키오스크가 있다. 이 책을 넘기다 보면 나는 어떤 키오스크에서 하루를 보내나 생각하게 된다. 그림책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더 가까운 거리에서 구체적으로 관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주인공 올가의 키오스크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키오스크 속에서 올가는 단골손님들을 매일 만난다. 그들의 루틴을 알고 있기에 올가의 서비스는 늘 따뜻하고 안정적이다. 까만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아저씨, 연애에 실패해 눈가에 마스카라가 번진 아가씨 등등 라트비아 거리를 지나는 인상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주인공 올가는 힘든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면 키오스크 문을 닫고 여행 잡지를 보며 잠에 든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작은 사건이 계기가 되어 올가의 세상은 뒤집힌다. 올가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운명이 알려주는 대로 몸을 맡기고 떠내려간다. 올가는 분명 두려웠을 테지만 키오스크랑 함께 있어 힘을 얻었을 거다. 결국 해피엔드! 올가가 맞이한 새로운 세계는 도심 거리에서 살 때와 많이 달라져있다. 여유가 생겼고 쉽게 놀라지도 않는다. 그리고 올가의 이후 삶을 암시하는 그림으로 책은 끝난다. 


도심에서 만났던 단골손님들을 해변가에서 다시 만납니다. 올가는 무슨 말을 할까요?



 어린이들에게


-라트비아를 소개하고

-키오스크에 대해 알려준다

-올가의 키오스크도 자세히 살피고

-해변에서 만난 사람들과 어떤 생각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지 이야기해 본다.

-책을 다 읽고 올가에게 문자도 넣어본다.

-a4용지로 간단한 키오스크 만들기도 한다. (맨 위 사진 참고)

초등 3학년 어린이가 완성한 키오스크 활동 자료





 어린이도 어른도 이 책을 펼치면 금방 몰입하며 라트비아 거리를 걸을 거다. 라트비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더 좋은 책, <키오스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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