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종이는 어르신 인지교육에 자주 사용되는 미술재료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어르신들이 하기에 쉽지는 않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스토리 종이 접기였다. 과정을 생략하거나 쉽게 바꾸면서 난이도를 줄이는 대신 이야기로 커버하는 것, 즉 야매 색종이 접기인 셈이다.
계절을 접고, 음식을 접고, 추억을 접다 보면 자연스레 어르신의 긴 인생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가난과 전쟁을 겪고 많은 자녀를 키워가며 굴곡진 세월을 사신 분들, 시대를 잘 못 타고 났다고 밖에 달리 위로의 방법이 없을 때가 종종 있다.
손끝을 사용하는 것이 전두엽을 자극한다니 인지적으로 좋았을 것이고 정서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종이접기를 해서 어르신께 가장 좋았던 것은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90을 바라보는 연세의 할머니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에 주변 사람들은 깊이 감탄을 해 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500원짜리 색종이로 얻을 수 있는 가성비 갑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어르신 인지활동을 마치고 나면 사례발표를 하게 되는데 아래 첨부한 영상은 그때 만들었던 것이다. 70여 개의 작품 중 몇 개를 주제별로 추렸던 것인데 고맙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어설프지만 영상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이런 것도 만들어 보았다는 것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