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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Aug 25. 2021

이상의 일문시는 제국주의 일본을 시험한 것이다

제국주의 일본을 시험한 이상의 일문시

  

  1931년 스물두 살, 피 끓는 조선 민족 청년 이상은 『조선과 건축』에 일문시 「이상한 가역반응」등 21편을 세 번에 걸쳐 본명 김해경으로 발표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문시 21편을 번역해서 해석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그 시의 내용은 이 글에서 제외한다. 

  그 이후에 1932년 역시 같은 지면에 「건축무한육각면체」라는 제목 아래 일문시 7편을 처음으로 필명 ‘이상’으로 발표한다. 시에 필명 ‘이상’을 사용한 최초의 작품들이다. 

  그 중 두 편을 1934년 이상이 직접 수정 퇴고해서 오감도 연작시에 포함시켰다. 「오감도 시제4호」와 「시제5」호다. 이 두 편의 시에 드러나는 주제로 앞서 발표한 일문시 28편의 주제까지 추측하는 것이 무리일 수는 있겠지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방향만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이 두 편의 주제와 내용이다. 


 「오감도 시제4호」는 일장기를 앞세운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으로 조선 민족이 뒤집히고 둘로 갈라져 분열되었다. 그리고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지만, 1931 만주사변으로 만주마저 조선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해경 자신이 책임의사가 되어 조선 민족의 병을 치료하고 제국주의 일본의 형벌을 심판해서 무덤으로 보내겠다는 내용이다. 이것을 일문시로 발표한 것이다.

  또한 「오감도 시제5」호는 ‘반동가리 왜놈 하찮은 꼬락서니’ 왜놈 왕이 일으킨 강제 한일합방은 날개가 커도 날지 못하고 눈이 커도 보지 못하는 괴물을 만든 실패한 것이다. 때문에 조선 민족은 가축에 지나지 않는 ‘반동가리 왜놈’ 똥물에 내장이 썩어간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두 편의 시에 ‘이상식 한자 조합 단어’가 들어있는데 이미 1932년 일문으로 발표할 때부터 들어있었다. 


  이러한 「오감도 시제4호」와 「시제5호」의 주제와 내용을 역으로 추정하면, 「건축무한육각면체」라는 제목 아래 발표한 일문시 7편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김해경 본명으로 발표한 일문시 21편의 주제와 내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두 가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하나는 제국주의 일본에 대항해서 이상이 독립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하나는 제국주의 일본과 고등계 형사들을 시험한 것이다. 고등계 형사들이 일문으로 발표한 시를 읽어 내는지 시험하기 위해서 3번에 걸쳐 21편을 김해경 본명으로 발표한 것이다. 

  3번의 시험에서 제국주의 일본과 고등계 형사들이 시를 읽어내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고 4번째 드디어 필명 “이상”으로 일문시 7편을 발표해서 마지막 시험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상의 일문시 28편은 조선 민족 독자 읽으라고 쓴 시가 아니다.


  그런 다음 필명 ‘이상’과 이상식 한자 조합 단어를 해석할 능력이 제국주의 일본과 고등계 형사들에게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인, 1933년부터 김해경은 필명 ‘이상’으로 한글시 「꽃나무」, 「이런시」, 「1933. 6. 1」, 「거울」 등을 『가톨릭 청년』에 발표한다. 

  때문에 이상이 발표한 일문시 28편은 조선 민족 독자를 위한 시가 아니고 제국주의 일본과 고등계 형사들을 시험하기 위한 시험용 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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