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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Aug 24. 2021

이상은 왜 일본 왕 히로히토를 죽이려고 했나

결사항전의 투사 천재시인 이상

     이상은 「오감도 시제5호」에서 왜놈들이 신으로 모시는 제국주의 일본 왕을 ‘반동가리 난쟁이 하찮은 꼬락서니’의 ‘신’이라고 한다. 이것은 조선을 강제 합방한 제국주의 일본 왕 ‘메이지’를 반동가리 왜놈 왕이라고 조롱하는 것이다. 

   일본이 신(천황)으로 모시는 왕이지만 조선 민족에게는 ‘반동가리 난쟁이 하찮은 꼬락서니’의 신일뿐이다. 제국주의 일본의 강제 한일합방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에 반드시 형벌을 심판해서 무덤으로 보내겠다는 이상의 결기가 느껴지는 진술이다.     


 「오감도 시제8호」에서 조선 민족을 악랄하게 식민지 노예로 지배하면서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조선 민족을 두 개로 갈라 분열시킨 제국주의 일본 왕 히로히토를 가상으로 해부, 육시한다. 

  제국주의 일본 왕인 히로히토를 해부, 육시하면 조선 민족의 원한이 얼마나 풀리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벌로 멸망시켜도 제국주의 일본 왕 히로히토와 제국주의 일본의 강제 한일합방과 간악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조선 민족의 원한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오감도 시제10호 나비」에서 극에 달한 이상의 결사의 분노를 볼 수 있다. 부제인 ‘나비’의 의미는 피 흘리는 조선 민족 여성이다. 1932년부터 시작된 ‘일본군 위안소 설치’를 목격한 이상이 증언하고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에 근무하고 있던 이상보다 ‘일본군 위안소 설치’에 대해서 더 정확하고 내밀한 내용까지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상은 ‘나비’가 찢어진 벽지에 죽어간다고 한다. 벽지는 일본군 ‘군령지’다. (물론 ‘나비’와 ‘벽지’는 한자와 일본어 유사단어까지 해석의 폭을 넓힌 결과이지만, 이것 역시 이상의 연막의 시작법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찢어진 벽지에 죽어가던 나비가, 다시 거울 가운데 수염에 죽어간다. 

  거울은 조선 민족 여성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라는 것은 수염이 나비의 삶을 지배하고 짓밟는다는 의미다.  수염은 1932년 당시 제국주의 일본 왕이었던 히로히토부터, 해방 때까지 조선에 파견되었던 조선총독 9명 모두가 기르고 있던 콧수염을 상징한다. 

  어디 그들뿐인가? 일본군 장교 헌병 등등 제국주의 일본 지배계층 대다수 남자가 기르던 콧수염이다.     

 

  이상은 알려 말하는 주둥이가 비밀로 한 명령 때문에 조선 민족 여성을 저승에 잡아매 늘어놓게 되었다고 증언한 것이다. 그 명령은 ‘일본군 위안소 설치’다. 이것을 비밀로 명령한 ‘알려 말하는 주둥이’는 일본 왕 히로히토다. 

  조선을 간악하게 식민지 지배하는 제국주의 일본이 일으킨 전쟁터에서 처참하게 희생당하는 조선 민족 여성의 반인류적인 비극을 목격하고 증언하던 이상의 분노가 극에 달한다. 

  ‘알려 말하는 주둥이’를 손바닥으로 꼭 막고 죽겠다고 한다. 이상이 히로히토의 주둥이를 손바닥으로 막아 죽이고 자신도 죽을 것이라는 결사의 행동을 예고한 것이다. 그래서 「오감도 시제10호 나비」 마지막 문장이, 

    

“이런말이결(決)코밧그로새여나가지는안케한다.”이다.  

    

  이것이 이상이 제국주의 일본 왕 히로히토를 죽이려고 한 이유다. 

  아쉽게도 이상은 1936년 적국의 수도 동경으로 건너가지만, 1937년에 불령선인으로 체포되어 일본 경찰에서 1달 동안 조사를 받다가 그해 4월에 죽었다. 

  이상의 나이 스물여덟 살, 불꽃의 조선 민족 청년 시인 이상이 품은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용광로 불기둥의 삶을 마치고 조선 민족 곁을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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