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오감도, 날개 오독의 50년
50년 이어오던 문학사상이 휴간한다고 한다. 두 손 들어 환영한다. 창간호 표지에 이상 초상을 올리면서 시작한 문예지다. 문학사상의 창간은 당시 삼성출판사 김종규(현재 문화유산 국민신탁 이사장)씨와 이어령씨가 만든 것이다. 호기로운 이어령씨의 창간사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래서 묻혀있던 위대한 천재 민족시인 이상을 다시 세상에 드러내어 놓았지만, 그러나 비극적인 오독으로 이상의 작품들을 왜곡하고 이상에게 치욕과 모독만을 안겨주었다.
더구나 오독을 보완하기 위해 수많은 잡동사니를 마치 이상 문학의 근거인 양, 내놓는 또 하나의 오독을 덧붙였다. 50년 이어진 이러한 오독의 결과는 한국 현대시의 몰락과 죽음으로 닥쳐왔다. 이제 그 많던 독자 누구도 한국 현대시를 읽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문학사상과 이상 작품에 대한 오독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러나 한국 현대시가 몰락과 죽음으로 가는 물줄기를 가속 시켰다고 아니할 수도 없다.
특히 “이상 문학상”은 더 충격적이다. 이상의 대표 소설은 “날개”다. 이 날개를 정확하게 해석한 분들이 모여서 “이상 문학상”을 주는 것일까?
“날개”는 “오감도”의 속편이다. 이상은 날개에서 제국주의 일본 왕과 일본 민족을 “여왕봉” “미망인”이라는 우아한 상징으로 그러나 이상답게 근본 없는 호로새끼들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한다. 식민지배보다 더 격렬하게 치를 떨며 분노하는 것이 있다.
문학사상이 휴간한다고 하니 너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문학상”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격과 내용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2023년 5월 현 문화유산 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님과 이상의 집 관장님의 배려로 부산 문화공간 수정에서 “이상 오감도 해석” 강연을 한 적 있다. 그 전에 김종규 이사장님과 통화에서 이어령씨에 대한 지대한 존경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어령씨 개인이 아니라 이상 오감도 해석에 대해 문학적 비판을 한다. 이상 작품의 오독에 대해 그가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문학은 문학으로 비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가치가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