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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Aug 12. 2024

이상 날개 해석 -1(김유섭)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삽화 해석, 사각형 안에 글, 제목〛■  <표절과 도용을 막기 위해, 다음 브런치, 네이버 찬란한 봄날 블로그, 강인한의 푸른 시의 방, 페북에 올립니다. 표절과 도용은 범죄입니다. 2024.8.12.>


김유섭

                                                                              

삽화 1 

   「날개」는 1936년 9월 종합 잡지 『조광(朝光)』에 발표한 소설이다. 그러나 「날개」가 소설인가? 하는 것은 뒤에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조광(朝光)』에 실린 이상이 직접 그린 삽화 두 개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첫 번째 삽화는 제목 옆에 그려져 있는데, 영문 문장이 있고 그 옆에 육각형 종이 약갑을 펼쳐놓았다. 그리고 그 주위에 그려져 있는 알약에 김해경의 필명 ‘이상’을 의미하는 영문 대문자 I, R, S, A, N, G가 적혀있다.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인 필명 ‘이상’에 담긴 ‘형벌을 조사해서 무덤으로 보내겠다.’라는 의미와 연결된다. 즉 제국주의 일본의 형벌을 조사해서 무덤으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로쓰기 영문 문장은 약 성분에 대한 설명이다.   

   

    Each Tablet contains 0.16gm

    Allylisopropylbarbiturate of

    Phenyl dimechyldimethylamine

    Pyrazolone.        

  

  약에 피라졸론 계통의 아릴 이소프로필이라는 진정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살펴야 할 것은 이 성분은 중추신경계를 약화시켜 진통의 효과가 있으면서 또한 수면제 그리고 마취제와 같은 효과도 낼 수 있다. 

  이처럼 이상은 의도적으로 약 성분을 밝히면서 중추신경계를 약화시켜 수면제와 마취제의 효과를 낸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조선 민족을 거짓과 사기로 중추신경계를 약화, 마취시켜서 강제 한일합방을 체결케 하고 폭압과 수탈의 식민지배를 하는 제국주의 일본의 사악하고 거짓된 본성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작품 속 수면제인 아달린과 다른 약을 첫 번째 삽화에 그린 이유이고 이상이「날개」를 쓰게 된 동기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삽화 2 

  작품 중간 부분에 있는 두 번째 삽화는 사람이 누워있는데 상체는 여자이고 하체는 남자다. 즉 괴물이다. 그 위쪽에는 두 줄로 아스피린과 아달린이 세 번씩 반복해서 영문 대문자로 적혀있다. 또 오른쪽 위에 두 개의 알약 그림 속에는 필명 ‘이상’을 의미하는 영문 대문자 R, S 가 적혀있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13권의 책이 세워져 있다. 

              

  이 두 번째 삽화는「날개」의 내용을 설명한다. 아내가 나에게 아스피린이라고 준 알약이 사실은 수면제인 아달린이었다는 것을, 영문 대문자로 아스피린과 아달린을 세 번씩 적어 강조하면서 아내의 거짓과 속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상체는 여자 하체는 남자인 사람이 누워있는데, 1932년 발표한 이상의 일문시 「건축무한육면각체」, “저여자의하반은저남자의상반에흡사하다”가 그 초안이다.

   또한 「오감도 시제5호」, “익은불서(翼殷不逝) 목대불도(目大不覩)”의 날개가 커도 날지 못하고 눈이 커도 보지 못하는 괴물과 연결된다. 그리고「오감도 시제6호」, 강제 한일합방을 앵무 부부로 상징화시켜서 조선을 남자로 제국주의 일본을 여자로 표현했던 것에 이어지는 충격적인 시각상징이다.

 

  정리하면 제국주의 일본의 거짓과 사기에 넘어가 조선 민족은 중추신경계가 마비된 채, 강제 한일합방을 체결했고 식민지배 노예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상체는 여자인 제국주의 일본, 하체는 남자인 조선 민족이라는 괴물의 모습이 되었고, 폭압과 수탈의 식민 지배를 당하는 기괴하고도 비극적인 동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 아래쪽에 펼쳐져 있는 13권의 책은 「오감도 시제1호」, 강제 한일합방 당시 조선 인구 1천3백만을 의미한다. 이는「날개」의 주인공이 조선 민족이라는 것과 강제 한일합방을 알려주는 장치이다. 동시에 조선은 학문을 숭상하는 선비의 나라였다는 의미기도 하다.  

   

  또한 삽화 오른쪽 위에 두 개의 알약 그림 속에 영문 대문자 R, S 가 적혀있는 것 역시, 김해경의 필명 ‘이상’을 의미하며, 제국주의 일본의 형벌을 조사해서 무덤으로 보내겠다는 것을 첫 번째 삽화에 이어 다시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날개」의 내용은 일반적인 남녀 부부생활과는 관련이 없는, 기획되고 구성된 가상의 부부생활임을 알 수 있다.  

     

3. 사각형 안에 글 

   이 두 개의 삽화 외에 살펴야 할 또 하나는 「날개」 시작 부분에 두 줄의 굵은 선으로 사각형을 그리고 그 안에 담아놓은 글이다. 대화 형식이고, 그 안에는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와 고도로 압축된 상징과 비유법이 들어 있다. 

  의도적으로 사각형을 그려서 그 안에 글을 담아놓은 이유는 반드시 분리해 구별해야 하는 글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리면서, 뒤에 이어지는 소설 형식의 글의 시발점이면서 바탕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4.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와 이상만의 비유법 

   「날개」전체적으로 이상식 한자 조합단어와 오감도에서 보여주었던 상황상징, 행위상징, 시각상징 등의 이상만의 비유법에 더해 새로운 이상식 비유법이 들어 있다. 놀랍기만 하다. 

    

5. 제목      

  제목「날개」는 「오감도 시제3호」, 3.1운동에 이어지는 조선 민족의 저항과 연결된다. 따라서「날개」는 장르가 다르지만 「오감도」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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