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천사

by 늘서

어느 늙은이들만 가득한 마을에

아기가 태어났다.



오오 우리에게도 드디어 우리를 이을 후계가 태어났어요!



늙은이들은 모두가 감격에 겨워했다.

존재만으로도 그저 사랑스러운 아기는 늙은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기는 신의 축복을 받은 특별한 아기였다.

늙은이들의 자신들이 죽으면 사라질 마을의 대가 이어진다는 기쁨에

아기를 더욱 사랑했다.



늙은이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외쳤다.



우리 모두 이 사랑스러운 아기를 안전하게 지킵시다!

우리의 소중한 아기를 세상의 저 모짐 속에서 안전하게 지켜야 합니다!



그들은 아기 위로 세상의 못된 것들로부터 아기를

지킬 단단한 방호벽을 짓기 시작했다.



단단한 벽돌을 턱 하고 아기 앞에,

무거운 벽돌을 툭하고 아기 뒤에,

기어코는 아기의 사방과 천장을 안전하게 둘러냈다.


아기의 부모가 절규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허, 이 사람들아. 어찌 그리 울어. 우린 자네들의 아기를 지키려고 하는 거야.

아기는 자네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니까.



“숨이 막혀요!”

“숨이 막힌다고요!”



작은 빛 하나 새어 나오지 못하는 요새 위로 빛이 쏟아져 내렸다.



뭐지? 뭐야? 이게 무슨 일이야.



늙은이들의 쑥덕거림에 화답하듯 눈부신 빛 속에서 새하얀 날개의 천사가 걸어 나왔다.



나는 이 마을로 내려갔던 아기천사를 데리러 왔단다.



영롱한 천사의 말에 늙은이들이 천사를 비웃으며, 저들이 만든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빛 한 점 새지 않는 요새를 바라보았다.



봐봐. 우리가 맞았지. 우리의 아기는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위협을 당하지 않아.

우리가 보호하니까.



천사가 자애롭게 웃으며, 그들의 요새를 보았다.



“안 돼!”

“안 돼, 아가야!”



비탄에 젖은 부모의 절규와 함께,



“어…?”



새하얗고, 사랑스러운 늙은이들의 아기가,

아니 귀여운 날개를 퍼덕이는 아기천사가,

그들의 요새를 나와 저를 데리러 온 천사를 향해 날아간다.



빛 한점 들지 않는 텅 빈 요새.

짓눌려 숨이 멎은 아기.

그 곁에서 울부짖는 젊은 부부.

의무를 저버린 요새를 허망하게 바라보는 늙은이들.

월, 수, 금 연재
이전 13화불통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