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빙하

by 늘서

외따로이 떨어져 나온 빙하가

저를 감싼 물 위를 흘러내려가.



자신만의 시작이라 설렘이 반

자신 뿐인 시작이라 두려움 반

빙하는 제 마음을 종잡을 수 없어.



가족들과 떨어져서 무서워.

제 앞에 펼쳐진 새로운 여정이 설레어.

빙하는 제 마음을 종잡을 수 없어.



그래도 알 수 있는 건 분명히 있어.

어느 순간 도래할 죽음 말이야.



그래서 알 수 있는 건 분명히 있어.

죽음으로 맞게 될 영생 말이야.



용감한 빙하는 천천히 녹아갈 거야.



이리 흐르고, 저리 흐르며 그들의 일부가 될 거야.

바다의 일부가, 거대한 생명의 일부가 될 거야.



그렇게 온전한 자연이 되겠지.

그렇게 온전한 영생을 살겠지.



그래서 빙하는 죽음이 무섭지 않아.

그래서 빙하는 자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아.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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