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구토 Jul 27. 2022

더치페이

2022년 7월 14일 기록


애매한 상황들이 있다


어색한 친구들과의 술자리,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모임, 너무 오랜만에 만나 공기가 멈춰있는 식사 자리.

애매한 상황들은 인생을 살면서 가끔씩 나에게 찾아온다.


애매한 상황들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그 어색한 숨막힘을 견디지 못한 누군가가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사회성을 동원하여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있다.

어색한 순간마다 한 잔씩 잔치던 술이 능력을 발휘하여 모두를 둘도 없는 친구로 만들 수도 있다.

아니면 그대로 그냥 그렇게, 어색하고 애매하게, '다음에는 나오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다. 


뭐 어찌되었든 간에,

애매한 상황들의 종착에는 계산이 남아있다. 그 애매한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든간 상관없이 말이다.


계산을 해야한다.

한 명이 대표로 긁거나, 아니면 더치페이 하거나.


계산을 해야한다.

다음에도 봐야지, 아니면 다음에는 적당한 핑계로 빠져야지.


언젠가 애매한 자리에서 내가 대표로 계산한 적이 있다. 

누군가 정산한 돈을 보내주지 않았지만, 나는 굳이 연락하지 않았다.

애매한 사람과 애매한 만남을 갖고 애매한 돈을 받기도 애매해서.

돌이켜보면 무엇이 되었든 나는 정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는 싫었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