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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구토

2022년 4월 22일 기록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나는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 자신은 내가 가장 오래 보아 왔다.

나는 나의 가장 둘도 없는 친구이자, 때론 연인이기도 하다.

때론 힘든 일이 있을 때, 슬픈 일이 있을 때 나는 나 덕분에 살아갈 수 있었다.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모르고 있을까?

나는 세상에서 나를 제일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나를 잘 몰라서, 나는 때론 나의 최대의 숙적이자 장애물이기도 했다.

나는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기도, 잘 모르기도 하다.

나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친구이자, 나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남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딱히 중요하지 않다. 나를 잘 알던 모르던 나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오늘 공부를 하러 카페에 왔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제는 건드리지도 않았다.


나는 이런 내 모습, 즉 공부를 하지 않을 나 자신을 카페에 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이 왜 그런지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나를 내가 사랑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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