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갑자기 죽는다고 해도
그게 신을 원망할 일인지 모르겠다
수명이 정해진 하늘의 뜻이라면
살아있는 동안에 안심하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언제 죽고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죽는다는 게 슬퍼할 일인지 모르겠다
모든 게 반대인 것 같다
정해진 시간을 살고 때에 맞춰 죽는다는 건 사실 기쁜 일 아닐까
어딘가에서는 환호성을 지르며 고생했다고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지구에서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은 사실 반대가 아닐까
결혼식을 할 때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고 있을 때
어딘가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의 고생을 예견하고 있지 않을까
모두가 아기의 탄생을 기뻐할 때
어딘가에서는 숨 죽이며 모험의 시작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막 시작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처럼
그렇다면
삶이라는 건 그렇게 살아야하는 것 아닐까
소설 속 주인공처럼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항상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생각만 하며 매일 비슷비슷한 일상을 사는 사람이 주인공인 책을 누가 읽고 싶겠어
내가 읽고 싶은 책처럼
빨리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싶은 책처럼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해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책처럼
이게 책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하게 하는
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