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잘 듣는 사람인가요?
혹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모르게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말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20여 년이 된 지인들이 있어요.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마음의 거리는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아마도 제가 공감이 필요해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판단하는 듯한 말들을 했고,
그 순간 저는 많이 답답하고 서운했던 것 같아요.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스스로 선을 긋고 거리를 두었고,
그 후로 만남은 생동감도 즐거움도 없는
그저 그런 관계로 이어져 왔던 것 같아요.
돌아보니, 저는 공감과 위로를 바랐지만
그 사람은 어린 시절 환경상 저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그런데도 저는 나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며
혼자 기대를 키우고, 또 실망했던 거겠지요.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완전히 뛰어넘기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우리는 자신이 살아온 만큼만 조언할 수 있는지도 몰라요.
도와주려는 마음은 진심일지라도
그것이 꼭 상대를 위한 말이기보다는
사실은 ‘자신의 말’ 일 때가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상대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대답을 함께 찾아주기보다
내가 옳다고 믿는 말을 건네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공감은 판단하지 않는 것이겠지요.
책임지려 하거나 바꾸려 들지 않고,
그저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
온전히 그 순간에 함께 있어 주는 것.
요즘은 대화를 하다가도 자꾸 돌아보게 돼요.
혹시 지금도 나는,
공감하려는 마음보다
내 말을 전하려는 마음이
조금 더 앞서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