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거대한 혹이야.

"이렇게 내게 거대한 혹이 될 줄 알았으면 시작하지 않았어.”

by 김수아

“사랑은 거대한 혹이야. 얘가 사는 인생이 내 삶과 맞바꾼 거야.

이렇게 내게 거대한 혹이 될 줄 알았으면 시작하지 않았어.”

그녀가 말했다.


그녀가 내뱉은 사랑은 뾰족뾰족한 가시처럼 들렸다.

사랑을 속삭이기 위해, 그 사랑을 세상으로 꺼내기 위해

혹여나 여린 살이 다칠까 그녀는 부드러운 살 위로 날카로운 가시를 두른 채

사랑을 내뱉어 세상에 보여줬다.


그렇게 그녀의 사랑은 거친 세상에 가시를 두른 채 안전하게 꺼내졌다.


그렇게 키워졌다.

그렇게 안전하게 자라났다.


더울 때는 작은 구멍 틈으로 시원한 바람을

추울 때는 켜켜이 쌓은 따뜻한 숨을

배가 고플 때는 자신의 살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녀 덕분에 살 수 있었다.

아니 살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삶을 갉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난 사랑이 서투른 사랑을 선물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