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너에게로 전해진 나의 눈물에 가득 담긴 작은 소망인 것을 부디.
눈물이 난다. 눈을 마주치니 뭔가 모를 감정에 휩싸여 작은 그리움이 눈에서 흘러내린다. 차마 손으로 닦아낼 용기조차 나지 않아 그대로 두었다. 볼을 타고 턱에서 떨어져 버린 그리움은 가슴속 나의 감정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딱히 행복하지도 기쁘지도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았던 단조로운 감정은 무엇을 느껴 그러한 반응을 내비쳤을까.
12월 12일은 추운 겨울이었다. 바람에 나무의 머리가 세차게 흔들리고 하얀 숨을 토하듯 뱉어내는 사람들 사이로 가녀린 몸을 떠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였다. 작은 크림색 강아지는 처음 본 집이 무섭지도 않은 양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기 바빴다. 오늘이 어제인지 어제가 오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하루가 반복되어 메말라가는 일상 속 큰 변화였다. 정말 작은, 만지면 부서질 듯한 하나의 생명체는 차가운 나의 손에 자신의 온기를 나눠주었다. 무서웠다. 혹여나 나의 냉기를 가져간 저 작은 생명체의 온기가 사라질까 두려웠다. 겁나는 게 없는 나의 일상에 겁나는 무언가가 생긴 순간 눈물이 났다. 왜 눈물이 나는 것일까.
1월 12일 어둠이 삼켜버린 나의 방이 처음으로 괜찮았던 날이었다. 유독 어둠이 짙게 드리우는 날이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이 어두운 방 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면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눈을 뜨고 있어도 뜨지 않은 것 같아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촉도 낯선 그 시간 속에 나 홀로 멈춰있는 것 같다. 어둠 사이로 몸을 숨긴 무언가가 나를 짓누르는 듯한 고통 속에 잠을 자지도 일어나지도 못한다. 그저 어색하고도 불편하게 방 안 침대에 옭매여 서둘러 시간이 지나가길 기도할 뿐이다.
그날은 작은 숨소리 하나가 불안전한 나에게 완전한 안정감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작아졌다 커지는 너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 안 살아있음을 몸소 나타내는 작은 움직임이 다가왔다. 들쑥날쑥한 숨소리는 지친 나를 다독여 잠재워주었다. 현실적이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껴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오랜 시간 동안 고통받은 나의 일상이 너로 인해 위로받는 순간 눈물이 났다. 왜 눈물이 나는 것일까.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2월 12일 포근한 햇살이 너를 비추는 날이었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나의 온기를 담은 햇살이 너를 감싸 안았다. 조금의 틈도 허용할 수 없다는 듯 너의 모든 면에 나의 온기로 가득 채워주었다. 벅차오른다.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또 감사했다. 그저 작은 생명체였던 너는 메마른 나의 일상에 단비를 내려주었다. 어둠이 내린 밤의 시간을 함께 견뎌내 주었다. 웃음이 없던 나에게 기쁨을 알려주며 눈물이 없던 나에게 감정을 일깨워주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행복을 선사한 너를 마주할 때면 이상하리만큼 눈물이 벅차올랐다. 주체하기 힘든 감정이 처음으로 몸 안 전체로 차올랐을 때 나는 그것을 감당하기 버거웠다. 그저 눈물도 채 닦지 못하고 너를 쳐다보며 우는 수밖에 없었다. 이 감정은 무엇일까. 행복 기쁨 슬픔 분노 그 무엇으로도 한 마디의 단어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이 감정은.
너와 나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소통의 방식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에게 일상의 행복을 찾아준 너에게 감사한다. 그러니 너 역시 나의 사랑을 가득 머금은 행복의 씨앗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주길. 너만의 행복을 틔어 평안하게 살아 나아가길 간절히 원한다.
이것은 너에게로 전해진 나의 눈물에 가득 담긴 작은 소망인 것을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