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휴양지
"아, 앞으로는 매달 우리 프렌풀에서 모이기로 해.
모일 장소 고민하지 말고."
매달 한 번씩 모이는 정기모임이 있습니다.
동부에서 한 번, 서부에서 한 번.
그렇게 모인 지가 족히 이십 년은 된 듯합니다.
"다음 달에는 어디서 모일까?"
"다음 번엔 1박 2일, 밥도 주는 곳으로 가요?"
"아유, 뭘 잠은 집에 가서 자"
"아, 모여서 밤에도 함 놀아봐요"
요란한 의견들, 왁자한 계획들.
그러나 현실은 갈만한 식당을 정하기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가덕도의 계절 별미 굴국밥을 먹고,
우리 프렌풀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겨울은 끝, 날씨의 차가움도 꼬리를 내리니 양지바른 테라스에 삼삼오오 떠들기도 딱이었습니다.
가덕도는 바다 풍경이 예뻐서 괜찮은 카페들이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성비로 유명하다는 이마트 편의점 커피를 샀습니다.
편의점에서 아이스커피 사는 것도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아, 그러다간 머쉰 고장 나요. 못하시면 물어봐야죠"
"새터민이세요."
편의점 사장님도 두어 마디 거들고야 맙니다.
아니, 커피 버튼 잘 못 누른다고 새터민이냐는 말을 듣기에는 좀 억울했습니다.
그래도 천성항의 반짝이는 윤슬, 따뜻한 햇살, 부드러운 바람이 우리를 들뜨게 하고 웃게 만들었습니다.
펜션에서 군고구마 굽기는 낮에도 가능합니다.
소프트하고 달콤한 군고구마는 한 번 먹으면 그 맛이 자주 생각납니다.
호일에 고구마를 싸서 화롯불이 잦아들 즈음에 던져 넣고 적당히 뒤집어 주면서 기다리면 끝입니다.
군고구마와 함께 대화가 끊길 즈음이면
초록초록 인조잔디를 밟아주며 족구 한 판은 해줘야죠.
헛발질이 더 많았지만 억지로 경기를 3판이나 했습니다.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해 공중을 발로 차대기에 바빴지만, 웃음소리 만큼 국대급.
"아유, 이래도 땀은 나네요"
"억지로라도 시작하니 재미있는데요."
헤어질 무렵, 다음 약속 장소 정하기 위해서
촌집부터 이런저런 의견들을 또 쏟아냈습니다.
"아, 그만! 이제부턴 주욱
가덕도에서 만 원짜리 점심 먹고, 이마트 편의점 커피 사서, 우리 펜션에서 군고구마 구워 먹고 놀아, 실속 있고 맘 편하게"
"그럼, 이제 장소 고민 진짜 안 해도 돼?"
매달 정기모임은 고민 없이 프렌풀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갈구하던 휴양지가 드디어 생기네!"
기다렸는듯이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그렇게 우리 프렌풀은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비싼 커피가 없어도,
사람만 있으면 충분한 장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프렌풀은 이렇게 추억이 쌓이는 곳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 누구든 쉼을 누릴만한
어떤 곳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