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프렌풀 앞밭
한가한 오후, 이모는 밭의 흙을 뒤집어 주며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밭가를 어슬렁거렸다.
" 이모, 겨울초는 언제 심었어?"
" 심기는......
지난 가을에 겨울초 다듬고,
거름되어라 던졌더니, 벌써 몇 번 먹었지 아마 "
그냥 보기에는 그저 그런 빈땅인데 생명의 기적이 나타났다.
다만 던져 놓았을 뿐인데 아무런 대가 없이 예쁜 겨울초가 자리 잡고 생명을 뽐내고 있었다.
지난 번에 맛있게 먹었던 겨울초가 바로 이 겨울초였다.
"쑥은 어디서 캐는데?"
"밭에 사방이 쑥이다"
내 눈에는 안 보여서 밭을 이리저리 돌아봤다.
가만히 살피니 여기저기 쑥이었다.
역시 쑥도 사람을 가리나보다.
이모는 20대 이후 쭈욱 도시에 살았지만,
늘 흙을 그리워하는 '본 투 비(Born to be)'
시골 사람이다.
촌을 그리워하는 시골 출신 촌사람답게
조그만 빈 땅이라도 보면 삽과 호미를 들곤 한다.
"야, 이건 오리 고깃집에 가면 주는 나물이야"
글쎄, 본 것 같기도 하다.
땅을 열심히 뒤집는 이모 옆에서 나는 모르겠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모의 삽질을 응원했다.
오로지 나는 입으로만.....
시골 출신이 아닌 관계로 감탄하면서
지켜만 보는 것이 내 임무!
한 발짝 옮기니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새싹이 돋고 있었다.
무슨 싹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이름이 중요하지는 않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에도 씩씩하게 내미는 새싹의 존재 자체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어쩌면
올봄 프렌풀에 오는 누군가는
이 작은 봄나물을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
"잘 자라라. 쑤욱쑤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