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보통의 날이었다.

by 화오라




12월, 여느 날과 같던 평범한 오후

집 근처에 평소 좋아하는 단골 가게에서 토스트를 주문하고 먼저 나온 커피를 마셨다. 평일이었지만 프리랜서인 나는 쉬는 날이었고, 저녁 약속이 예정되어 있었다. 주문한 토스트를 받아 커피와 함께 먹으며 한가로움을 즐기다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날씨는 살짝 흐렸지만, 내 기분은 맑았다.

저녁에 만나기로 한 친구랑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친구는 내게 지인의 가족이 교통사고가 났고, 사고 난 가족 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 사실에 굉장히 안타까워하며, 부디 남은 가족이 슬픔을 잘 이겨내기를 소망했다. 약속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나갈 준비를 했다. 예상보다 친구는 일찍 도착할 것 같았고, 나도 서둘러 준비를 하고 현관을 나섰다. 늘 걷던 루트대로 걸어 나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분명, 그저 그런 보통의 날이었다.














눈을 떴을 때, 낯선 천장이 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동시에, 처음 느껴보는 온몸이 불타는 듯한 뜨거움에 소름이 끼쳤다. 이내 나는 "더워!"라고 소리쳤다.

어떻게든 그 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일으켜 보려 했지만, 몸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길을 건너려 했던 것 같은데, 도통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자각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계속해서 몸부림을 쳤으나 역시나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두려웠다.





그 순간, 어디선가 "괜찮아, 진정해"라는 말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이 말을 건넨 이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저녁에 만나기로 했던 친구라는 사실만은 확실했다.

이 목소리만은 익숙했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은 여전히 혼란스러웠기에 마음의 진정이 될 리 없었다. 천장은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고 나는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다. 미친듯한 어지러움과 온몸의 통증 때문에 눈을 똑바로 뜰 수가 없었다. 곧이어 의식이 흐려지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다시 정신을 차리는 일이 며칠 동안 반복되었다.












온전히 정신이 돌아온 날, 나는 겨우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내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과,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패션모델인 내게 존재의 상징과도 같았던 두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