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몰랐던 아버지의 시간들에 대하여

by 윤종현


14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드렸다.

초등학교 때 아빠가 낡은 오토바이에

태워 학교 앞에 내려 주실 때면..

창피해하며 고개를 푹 숙이며 내렸다..


14살이 되어, 중학교 1학년 방학 때로

기억한다.. 한 달간의 방학 내내 아빠를

도와드렸다..

그때 받은 하루 일당 2만 원은 그저

행복이었다..

20살이 되어, 온갖 고생과 사회를 겪어보고

난 후.. 아버지가 처음으로 위대해 보였다..

어린 시절의 아버지 모습은.. 먼지를

뒤집어쓴 막노동 하시는 창피한 직업의

아버지였기에..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27, 인생의 쓴맛 단맛을 겪어보고

본격적으로 아버지와 함께 같은

직업, 같은 일.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부부처럼 지내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많이 싸우고, 많이 사랑했다

우리 아빠랑..

이혼 직전, 별거까지 갔었던 순간들을

셀 수나 있을까..


10년의 세월이 흘러..

엄마에겐 미안하다만,

부부가 되었다.

마음의 부부.

눈빛만 봐도 아버지가 되었고,

아버지는 내가 되었다.

이제는 부자의 만남이 아닌,

"서로, 함께"가 되었다..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

아버지와 함께 뉴스를 보며

감격했다..


"청와대 '상춘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옥의 아름다운 문 99짝을..

54년간 바쳐오신, 영혼을 담아서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


아버지가, 자랑스러웠고..

아버지가 써오신 역사의 순간들에

아버지의 옆에서 조수로나마

지켜봐 오고 함께해 온 순간들이

자랑스러웠다..

사랑하는 우리 아빠..


어린 시절.. 난 왜, 그토록이나

아빠가 창피했을까.. 창피했을까..


그때는, 회사원인 아빠들이 부러웠다.

매일, 나무가루를 뒤집어쓴 아빠의

모습..


다시 시간이 흘러..

아빠의 영혼이, TV를 통해..

다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님의 뒤로..


30분이 넘게 코끝을 찔렀다..


아빠의 삶. 아빠의 영혼..


아빠가 어린 시절..

13살, 국민학교 졸업을 앞둔 시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대화..


"우리 '대오'가, 이제 곧.. 국민학교를

졸업하는데.. 중학교 등록금은

어디서 또 마련하나.. "


기억 속에 없는, 너무나 그리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셨을까..


배려심 많고 예의 바르고 마음씨

따듯하고,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신..


우리 아빠, 그분들의 아들이..

그날 감은 눈 속에 마음으로 울며,

학교를 그만두시고..


전통 창호 공장에 들어가서

55년의 세월이 흘러..


손자가 자랑하는 그분들의

아들이..

이 순간..

당신들을 그리워하며,

미소 짓고 계신다는 걸..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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