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30분.
감성적인 밤에 온갖 생각들을 하다가
내년이면 아빠의 나이가 70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몸과 마음이 아픈 생활들을 누구보다
격렬하게 오래도록 해오다 보니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불효만을
저지르며 살아왔었다.
정신적 대들보.
영혼의 버팀목.
늘 푸른 나무.
눈부신 햇살 아래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오래된 나무.
아빠 목수는 자신에게
그런 나무였다.
어느덧 돌이켜 보니 그 커다랗고
무엇보다 단단하며 웅장했었던 나무가
이제는 많이 야위고 지쳐 보이며
피로해 보인다.
언제나 푸른 잎들만을 뽐내며
무성한 가지 아래로 자신을 감싸주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던 그 나무가,
세월의 풍파 속에 이미 노랗게 세어버린
잎들을 떨구어 가는 중이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힘없이 떨구어진
잎들마저 모두 헐벗고, 삶의 겨울에
당도할 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따사로운 햇살을 받게 될 것이다.
한 자리를 지키며 기나긴 세월 동안
거센 비바람과 온갖 태풍들을 모두 이겨내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왔던 그 나무가
조금씩 야위어 가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그에게서
받은 보살핌과 사랑을,
무성하게 뻗어 나가는 가지와
푸른 잎들을 싹 틔우며 자라나는
뒤늦게 철이 드려는 나무가
따스한 사랑으로서 보답해 나가야
할 차례이다.
많이 늦었지만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커다란 나무에게,
진심으로 당신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늘 푸른 나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