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손을 잡아준다는 것

by 윤종현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윗집 아주머니께서

아랫집 할아버지가 다치신 것 같다며 가보자

해서 얼른 뛰어가 보니 무언가를 하시다

사다리에서 넘어져 이마를 크게 다친 상태이셨다.


급하게 119를 불러 응급차에 실려 가시는

것까지 확인 후에 겨우 한숨을 돌리며

나무 벤치에 앉아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러다 갑자기 몇 해 전에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가 바로 앞에서 술에 취하신 채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구르며 머리를 크게 다치셨던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가 생각이 났다.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크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119를 빨리 부른 후 머리에서

많은 피를 흘리시며 횡설수설 속에 두려워하시던

아저씨의 곁에 앉아 119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 드렸던 기억이 났다.


손을 꼭 잡아 드린 채 응급차가 곧 도착하니

걱정하지 마시라, 심하게 다치신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그렇게 119가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안심을

시켜 드리며 처음 본 이의 손을 오래도록

힘주어 꼭 잡아 주었던 기억이 났다

...


사람의 손을 잡는다는 것은 별거 아닌 듯

하면서도 참으로 특별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단절되어 있던 영혼과 영혼이

이어지는 통로가 연결되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 말로 할 수 없던 감정들이 서로에게

깊이 전달되는 것 같기도 하다

...


16년 전 스님이 되기 위하여 출가를

하기 하루 전날에도 가장 친했던 친구

녀석과 마지막 하루를 함께하며 늦은 밤

녀석의 집 앞에서 헤어지며 마지막으로

악수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왠지 함께했던 하루 내 조금도 섭섭해하거나

슬퍼하지 않던 녀석의 모습에서 굉장한

서운함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무덤덤히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는 순간..


그제야 녀석이 있는 힘껏 온 힘을 다해

손을 꼭 오래도록 잡고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어지는 모습에서 뭔가 코끝이

찡함을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녀석은 표현만 안 했을 뿐 절에 가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제일 친한 친구를

보내는 것이 누구보다 슬펐던 것이다.


손이 아플 정도로 힘껏 오래도록 쥐던

친구의 손바닥에서 백 마디 말보다

더한 감정을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다

...


가까운 이들이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순간에도 마음을 담아서 손을 꼭

잡아 주곤 하지 않는가.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준다는 것은

별거 아닌 듯하면서도 참으로

특별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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