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걷는 일보다
몸이 불에 타지 않는 것보다
죽지 않고 사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잠기지 않는 영혼과
타지 않는 시간을 볼 수 있었다
어둠을 밝히진 못해도
초에 불을 붙일 수는 있었다
용납되지 못할 실수조차
시간의 배에 실어
어딘가의 바다에 띄워
흘려보내야 했지만
그 바다 위에 떠오른 해는
따스함을 주었다
언젠가, 추운 겨울 새벽녘에
혼자 했던 낚시는
별을 미끼 삼아 밤하늘에 던져
커다란 해를 낚곤 했었다
만일 아픈 것들을 모아
날카로운 낚싯바늘 끝에 걸어 던져
아내에게 건넬
작은 고기 하나 건져낼 수 있는 바다가 있다면
겨울비에 젖어 가는 눈사람이 되더라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
녹아내린 손에는
아내에게 건넬 작은 고기 하나
남아 있을 테니
곁에서 잠이 든 아내는 알고 있을까
어쩌면 내가 사랑했던 것은
내가 잡은 물고기가 아니라
그 물고기가 살아온
바다 그 자체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