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어둠 속에 희미하게 쫓아오는 그림자조차도
자기 것이 아닌 양 느껴진 채 느리게 걸어간다
방향조차 존재하지 않는 어둠 속에는,
희미한 그림자의 주인이
발자국 소리보다 크게만 들려오는
정적을 밟으며 기듯이 나아간다
한 호흡에 어둠을 마시고
스러져가는 빛을 내뱉으며
그렇게나마 비추어진 그 길 위를 내딛는다
존재하지 않을지 모를 어둠이 내뱉는
한 호흡 속에서 비추어진
찰나의 작은 반딧불 같은 섬세한 빛이
순간순간 지워져가는 것들을 창조한다
모든 것을 만들었던 그 위대한 어둠조차
그 하잘것 없는,
우주 위의 작은 점 하나 같은 빛이
어둠은 없다고 말하듯 했다
어둠을 마시어 빛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