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대하여

by 윤종현


짙은 어둠 속에 희미하게 쫓아오는 그림자조차도

자기 것이 아닌 양 느껴진 채 느리게 걸어간다

방향조차 존재하지 않는 어둠 속에는,

희미한 그림자의 주인이

발자국 소리보다 크게만 들려오는

정적을 밟으며 기듯이 나아간다

한 호흡에 어둠을 마시고

스러져가는 빛을 내뱉으며

그렇게나마 비추어진 그 길 위를 내딛는다

존재하지 않을지 모를 어둠이 내뱉는

한 호흡 속에서 비추어진

찰나의 작은 반딧불 같은 섬세한 빛이

순간순간 지워져가는 것들을 창조한다

모든 것을 만들었던 그 위대한 어둠조차

그 하잘것 없는,

우주 위의 작은 점 하나 같은 빛이

어둠은 없다고 말하듯 했다

어둠을 마시어 빛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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