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ia On My Mind’

[팝송으로 떠나는 미국여행] "내 마음속에 있는 그곳은 어디일까"

by Fluffy


어떤 공간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곳에 다시 가지 않아도,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곳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골목길,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을 만났던 카페,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꾼 곳이 있다.


레이 찰스에게 조지아가 그랬다.

그리고 나에게도 조지아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삶을 송두리째 바꾼 곳이다.


‘Georgia On My Mind’는 찰스의 대표곡이자 미국 조지아주의 공식 주가(state anthem)로 불린다.

사실 레이 찰스의 부모는 모두 플로리다 출신이었고 조지아에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7살 때까지만 거주했다.


그는 5살 때 녹내장으로 의심되는 질병을 앓게 됐고 2년간의 투병 끝에 결국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이후 어머니와 함께 플로리다로 돌아갔으니 찰스가 평생 눈으로 봤던 땅은 자신이 살던 조지아주 올버니(Albany) 뿐이다.


팝가수 가운데 별명이 ‘천재(Genius)’인 사람은 레이 찰스가 유일하다.

그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보였고 백인들이 앨범을 많이 사주는 가수로도 유명해졌다.


이런 성공에 만족해하던 찰스를 각성시킨 사건이 1961년 일어난다.


조지아주 사바나. 한 공연장에서 레이 찰스는 무대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백인들만 입장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결코 노래할 수 없었다.


그는 결정을 내렸다.

노래가 불가능한 곳이라면, 차라리 침묵하겠다고.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그는 공연을 거부했다.


노래하는 가수가 침묵하는 순간, 그는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이때부터 애틀랜타에서 시무하던 마틴 루서 킹 목사와 교류하게 된 찰스는 음악인을 넘어 시민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다.


이 사건 한해 전에 발표된 노래가 바로 “Georgia On My Mind’다.


그에게 조지아는 오래된 노래처럼 계속 마음에 남아있는 곳이었다.

"Just an old sweet song keeps Georgia on my mind."


그에게 조지아는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의 노래처럼 감미로운 땅이었다.

"A song of you comes as sweet and clear as moonlight through the pines."


하지만 다른 남부지역처럼 흑백차별을 강제하는 이른바 짐 크로우(Jim Crow) 법이 존재하는 조지아주에는 여전히 평화가 없었다.

"No peace I find."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젠가 조지아로 돌아가길 원했다.

"The road leads back to you."


짐 크로우 법은 1964년 공식 폐지됐지만 레이 찰스는 1975년까지 조지아주 등의 흑백분리 공연장에는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한국에서 30년을 산 뒤 애틀랜타가 있는 조지아주로 이민한 지 25년째가 됐다. 앞으로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지명은 바로 ‘조지아’다.


중장년의 오랜 시절을 보내서라기 보다는 ‘팔로 등을 쓰다듬어 주고, 부드럽게 미소 짓는 눈으로 바라봐주고, 꿈을 꾸게 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을 알게 해 준 곳이 바로 조지아다.

"Other arms reach out to me, Other eyes smile tenderly, Still in peaceful dreams I see."


레이 찰스가 다시는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결심한 곳, 조지아.

그는 흑백이 분리된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침묵하지 않았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세상을 바꾼다.


백인들의 반대로 조지아 무대에 서지 못했던 레이 찰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그는 조지아 주의사당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멜로디, 피아노 위로 떨어진 눈물.

억압의 시대는 저물고, 음악이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차별과 상처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곳, 그러나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곳.

그는 조지아를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늘 조지아로 돌아왔다.

"The road leads back to you"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의 노래는 결국 조지아를 바꿨다.

노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랑도 사라지지 않는다.

"Just an old sweet song keeps Georgia on my mind."


증오는 결코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승리한 사랑은 마치 오래된 노래처럼, 언제나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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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올버니에 있는 레이 찰스 동상/Explorer Georgia


[가사]

Georgia, Georgia…
The whole day through.
Just an old sweet song keeps Georgia on my mind.

I said Georgia, Georgia…
A song of you,
comes as sweet and clear as moonlight through the pines.

Other arms reach out to me.
Other eyes smile tenderly.
Still in peaceful dreams I see, the road leads back to you.
I said Georgia,
oh Georgia…

No peace I find.
Just an old sweet song keeps Georgia on my mind.
Other arms reach out to me.
Other eyes smile tenderly.
Still in peaceful dreams I see, the road leads back to you.
Woah woah, Georgia,
Georgia…

No peace, no peace I find.
Just an old sweet song keeps Georgia on my mind.
I said, just an old sweet song keeps Georgia on m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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