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릴멸렬하게 행복을 운운하긴...
"인간은 자신이 행복한 것을 모르기 때문에 불행하다"라고.. 말한 건 작가 도스토옙스키입니다. 문장의 색깔을 달라도 수많은 예인과 인생 선친들과 조상들이 몸과 마음을 다해 일러줬었죠. 아침에 똥 사고 저녁에 밥 먹고 누울 수 있는 평범함 만으로도 일상은 감사한 것이라고.
현관문을 열면 도로 집으로 들어오고 싶은 마음 앞에서 누군가 또 말하는 것 같아요. 가야 할 곳 해야 할 일이있는 것 만으로도 둏은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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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전람회-기억의 습작
첼리스트 장한나는 열두 살에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영문으로 완독 했다고 합니다. 그의 스승인 로스트로포비치의 부인 갈리나가 추천했다고 하죠. "백치를 읽으면 너의 마음이 열릴지도 몰라"
열두 살 천재 첼리스트가 악보에만 갇혀 지낼까 두려웠을까요. 이제 막 사춘기를 시작하는 성정이 안쓰러웠던 것일까.
이후 장한나는 작가의 작품 대부분을 독파했다고 합니다. 말은 안 했지만 그녀의 마음이 어느 정도 열렸던 것이겠죠. 갇혀 있었다면, 막히려고 했었다면, 슬퍼 있었다면..
아니면 작가의 단언처럼 자신이 행복한 소녀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일상의 분주와 피로를 투덜거리던 어느 날 아빠가 그랬어요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일이 없어 받는 스트레스보다 행복한 것"이라고.
이제 막 퇴직해서 삼식이가 된 아비의 현실 앞에서 난 좀 미안하고 면구스럽고 죄스러웠습니다. 그랬던 아빠가 많이 연로하고 많이 노쇠해서 겨울바람에 나뭇가지처럼 흔들리는 걸 뵈면 아무리 나를 돌아봐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마음은 오늘자 일기예보보다 냉랭하고 삶은 어제와 내일이 다를 바 없을 것처럼 얼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맙고 또 고마운 일. 아빠가 내 옆에 있다는 것.
"너한테 아빠 아빠 소리를 들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내 아비의 진심이 나와 그대와 우리들의 행복일 거라고 감히 믿어보는 아침. 추워도 추운 걸 모르고 뛰노는 아이이고 싶은...
올 겨울엔 나도 러시아 문호의 행복론에 침잠해 볼까 해요.
누군가의 말처럼 그만의 극적 전개와 매력적인 장광설이 몹시 그립습니다. 행복이란 통속적인 말이 그리운 것과 다름없죠. 유치하지만 파이팅! Bo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