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오프닝처럼

그 스스로를 찌르고 또 치료하는 모순덩어리..

by 봄작

어쩌면 시인이란 평생 멈추지 않는 인간 본성을 방랑을 적확하게 표현할 줄 아는 선택받은 사람. 그러니 그 무슨 마음의 응어리가 있을까, 싶습니다. 언제든 언표해 기록해 둘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마음은 흔들리나요? 그렇기도 한가 봅니다. 보들레르 또한 제정신으로 살아남기 힘들었을 터이고 그래서 말했죠. "쉬지 않고 취해야 한다 무엇으로냐고 술, 시, 혹은 도덕.. 당신의 취향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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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uice Newton - Angel Of The Morning

https://www.youtube.com/watch?v=HTzGMEfbnAw&list=RDHTzGMEfbnAw&start_radio=1


너는 어떤 색을 좋아하느냐, 어떤 여행지가 가장 좋았느냐, 인생 영화는 무엇이냐, 어떤 사람을 친구 삼고 싶으냐.. 는 식의 질문 사양합니다. 나의 기준으로 봤을 때 인간은 평생 자신의 선호도를 단정 지을 수 없어요. 나이 들수록 더합니다. 어제 좋았던 것에 오늘 등을 돌리고 그제 맛있게 먹었던 것에 오늘 아침 토악질이 나기도 하니 변화된 세상에서 살아남기란 취미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것.

젊은 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렇게 변화되는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는 것. 나에 대한 배신감을 갖지 말자는 것.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꽂는 비수짓이 되기 때문입니다. 작가 김수현의 오래전 드라마에서 고인이 된 배우 남일우가 며느리에게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상처받지 마라. 상처받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제와 생각하면 그건 세상 어디에서 너를 죽이는 말은 없으니, 아프게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뜻. 지나가는 개가 짖었거니 여기면 아무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었을지. 나의 아저씨 이선균이 아이유에게 "내가 아무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거야"라고 위로해 준 드라마처럼 말입니다.


스스로에게 잔인하고 냉엄한 건 젊은 날의 일이고, 뭐든 눈감아주고 외면하고 덮어주는 꼰대가 되어가면서 (그래도 가끔)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쉼 없이 자극하고 깨우치고 아파야 한다고. 그래야 살아남을 것이라고.

“나는 상처이며 동시에 칼이다. 손바닥이며, 동시에 맞고 있는 뺨이다.

사지四肢이며 동시에 고문차拷問車, 사형수이며 동시에 형리이다.

나는 내 마음의 흡혈귀다."는 시인 보들레르만의 에스프리는 아니었을 터..

이 솔직 담백한 시인이 어느 시집에 고백했던가요.. "사랑하는 이에게, 아름다운 이에게, 내 마음을 밝음으로 채워주는 이에게, 천사에게, 불멸의 우상에게."


배우 김혜자는 "여자는 섹시하다는 말이 아름답다는 말보다 더 고맙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매혹적인 배우 김혜자를 아주 오래전에 인터뷰하러 갔을 때 첫 장면이 기억납니다. 목 뒤로 넘어간 나의 목걸이를 앞으로 당겨주면서 씨~익 웃어주었죠. 어미처럼.


우린 (숫자상의 통계로) 늙고 병든 나이가 돼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드라큘라가 될 것이고, 매혹이란 말을 좋아할 것이고, 후춧가루같이 맵싸한 멘트에 환호할 겁니다. 마음이 살아있는 한, 마음의 박동질이 느려지지 않는 한. 시인처럼 배우처럼. Bo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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