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오프닝처럼

마음이 고픈 건 아니고?

by 봄작

지구에 존재하는 라디오에서 쉬지 않고 방송되는 음악은 비틀스 The Beatles의 Yesterday라고 합디다. 세계에서 1초에 4 만병씩 판매되는 음료는 콜라, 꼬불꼬불한 라면 한 봉지를 풀어내면 대략의 길이는 49m, 한국인이 1년간 먹은 라면 총길이는 1억 7천 640만 km 정도? 지구를 대충 4만 km로 계산했을 때 4천410번을 도는 셈이죠. AI가 답하면 디테일이 살아있는 답이 나오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통계를 어설피 기억하고 되뇌면서, 뷰멍을 하곤 했습니다.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보는 일..


Signal ↗↘

M:낯선 사람들-낯선 사람들


누군가 라면은 서정과 낭만을 담은 공업품이라고 했습니다. 소설가 김훈은 “한국인의 정서적 토양의 기층에 착근"했다고 비유했죠. 시인 최승자와 황지우는 "라면이 한국의 문학사에 끼친 영향력"에 논한 적이 있습니다.

라면을 좋아하지 않지만 라면이나 칼국수에 대한 문인들의 예찬을 읽으면 맛도 정서도 지대한 모티베이션도 궁금해져요

퇴근길에 라면 봉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운전석으로 달려가는 택배 기사를 봤습니다. 끼니를 채울 시간조차 없어 봉지라면을 그릇 삼아 품은 뒷모습에서 낭만은 싹둑 만큼도 없었지만 언젠가 부유한 노년이 되면 그도 어젯밤의 라면맛을 추억할 수 있겠죠.

면을 날라주는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를 면이 나오는 속도보다 느리게 하면 가닥이 위로 겹쳐 올라가서 꼬불꼬불~~ 라면 모양이 된다고 하죠. 그렇게 압축되고 압착된 것을 해장국처럼 뜨겁게 풀어내 위장을 달래는지, 위안을 삼으려는지 모르게 후루룩거릴 때, 내 친구는 많이 얻었나 봅니다. 삶의 양식을.

끊임없이 라디오에 착륙하는 명곡처럼, 끝없이 이륙하는 청취자의 낭만처럼. Bomn

작가의 이전글라디오 오프닝처럼